또 재벌 이야기다. 그런데 그동안 봐왔던 '재벌'과는 조금 다르다.
'바람난 가족', '하녀' 임상수 감독의 7번째 신작 영화 '돈의 맛'이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진출을 확정짓고 오는 17일 국내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돈의 맛'은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 그동안 TV와 영화를 통해 재벌 가를 둘러싼 수많은 권력 다툼과 사랑 싸움 이야기를 많이 봐왔지만 '돈의 맛'은 그것들과는 조금 다르다.

재벌들의 화려한 이면이 아닌 썩은 속내를 드러내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자본주의 한국사회의 폐부를 향해 노골적으로 냉소를 보낸다는 점. 그리고 아름답고 화려한 겉모습이 아닌 가면을 벗긴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재벌 이야기'와 차별화된 것.
'돈=권력'인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통해 최고의 권력을 손에 쥔 백씨 집안 사람들,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 늙은 아버지에게 젊은 여자들을 갖다 바치는 백금옥(윤여정 분), 돈이 주는 권력의 맛을 포기 못해 끊임 없이 검은 뒷거래를 해야 했던 윤회장(백윤식 분), 돈의 맛에 매혹돼 자신의 육체를 바치고 괴로워하는 주영작(김강우 분) 등의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과연 한국사회에서 돈은 어떤 의미인가 하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러한 임상수 감독의 의도는 윤여정과 '돈의 맛' 제작진의 현장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윤여정은 이번 인터뷰에서 "임상수 감독님이 왜 그렇게 돈의 맛에 대해서 알려고 그러는지 처음에 내가 '부자들 이야기 그렇지 않아?' 그랬는데 감독님이 아니라고 하더라. 이 이야기를 꼭 했어야 됐었나보다"라며 "임상수 감독님이 돈의 맛이라는 것이 얼마나 씁쓸하고 더러운지 알려주려고 만든 작품인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이처럼 최상류층의 더러운 욕망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돈의 맛'은 오는 17일 극장을 찾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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