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박성훈PD "시즌2, 완성도 훨씬 높을 것"[인터뷰]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5.02 12: 29

대단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하나 탄생했다. 바로 지난달 29일 종영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이하 K팝스타)다.
'K팝스타'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차별성을 두며 최고 시청률 19.5%(AGB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하고 호평을 받았다. 더욱이 상대작이 일요일 예능을 주름잡고 있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었기에 'K팝스타'의 흥행은 가히 '신드롬급'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였다.
'K팝스타'의 흥행 요인은 실력 있는 참가자, SM-YG-JYP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심사위원 출연이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PD의 역할 또한 컸다. 준비기간을 포함해 1년간의 대장정을 마친 'K팝스타' 박성훈 PD를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박 PD는 'K팝스타'의 종영이 실감이 나지 않는 듯 보였다. 벌써부터 참가자들을 그리워하는 '아빠'의 마음이 든다고 한다. 또 박 PD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후 'K팝스타' 시즌2에 기획에 몰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하 일문일답.
-1년간 준비해온 'K팝스타'가 끝났다. 방송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 아직은 실감이 안 나서 다음 주 방송을 준비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참가자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고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보람도 있다. 참가자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평범한 아이들이 스타가 된 것을 보면 기분이 신기하다.(웃음)
-마지막 방송 마친 후 제작진, 출연진 함께 뒤풀이 자리를 가졌나.
▲ 방송이 진행된 송도 컨벤시아의 한 홀을 대관해서 톱10(백지웅 백아연 박제형 윤현상 이미쉘 이승훈 김나윤 이정미 이하이 박지민)과 그들의 부보님, 심사위원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 후 제작진과 심사위원은 같이 이른 아침까지 술 한 잔 했다.(웃음)
-'K팝스타'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1박 2일'을 턱밑까지 추격했었다. 흥행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결국 그 전에 있던 오디션 프로와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리얼리티 면에서 공감 가는 면을 이끌어 냈다고 본다. 그리고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SM 보아-YG 양현석-JYP 박진영이 심사위원을 본다는 부분도 강점이었을 것이다. 또한 캐스팅 오디션 랭킹오디션 등 색다른 포맷을 도입했고, 결정적으로는 실력 있는 참가자들이 가장 큰 장점이자 강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1년여의 대장정을 마쳤는데 당분간은 계획이 어떻게 되나.
▲ 시점 상으로 빨리 시즌2를 준비하는 것이 많다. 일정을 정리하고 머리를 비우는 시간을 잠깐 가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웃음)
-'K팝스타'를 연출하면서 아쉬웠던 점도 많았을텐데.
▲ 생방송에서의 미덕과 녹화 방송에서의 미덕이 다르다. 경연은 생방송에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첫 회에서 느꼈다. 굉장히 값비싼 경험을 했다. 그 이후는 조금씩 해결했다. 결론적으로 마무리는 괜찮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인가.
▲ 이정미가 손을 들고 캐스팅 카드를 가져갔을 때와 손미진이 탈락했을 때 자신의 심정을 말하는 장면이다. 그 때 울음바다가 됐다.
-방송 초반 참가자들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 사실 대부분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다. 시청자의 관심이 워낙 많다 보니깐 그런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관심의 표현으로 많은 논란이 생겨난 것 같다. 출연자도 그렇고 연출진도 그렇고 갑자기 세상의 관심이 나타났을 때 당황했던 부분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톱10의 숙소 생활을 방송에서는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들의 실제 생활은 어땠나.
▲ 기본적으로 같이 생활하는 게 원칙이었다. 가족 행사 때는 집에 다녀오곤 했지만, 원칙 자체는 다 같이 생활하는 것으로 정했다. 잠자는 시간만 거의 숙소에서 보냈다. 대부분 연습실과 노래를 하는 아이들이다보니 이비인후과 검진도 받고 피부 관리와 운동도 했다. 그런 일정을 봤을 때 한창 바쁜 가수들과 같았다.
-SM-YG-JYP 3사를 섭외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3사는 섭외 요청에 흔쾌히 응했나.
▲ 당연히 어려움이 있었다. 세 회사가 같은 일을 하니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경쟁하는 관계다. 3사가 함께 방송에 나온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경우라서 스케줄을 조율하는 면에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을 했다. 같이 한다는 원칙 자체에는 생각보다 흔쾌히 응해줬다. 세 회사에 일정 부분 업무를 포기하고 여기에 몰두해야 하다 보니 미안하기도 했다. 3사 다들 희생을 감안하고 응해줬다.
-시즌2에도 3사가 참여한다고 하는데 다시 또 출연하게 된 계기는.
▲ 3사 심사위원들은 최근 정규적으로 방송한 분들이 아니다. 몸은 힘들었어도 기본적으로 행복해했다. 특히 보아는 종영 후 매주 일요일에 하던 일이 사라진 것에 대해 섭섭해 하기도 했다. 심사위원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따라서 시즌2도 함께 가는 것을 흔쾌히 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지민과 이하이 중 1위로 누구를 예상했나.
▲ 생방송 전에는 이하이가 맥없이 1위할 것 같았다. 아무도 꺾지 못할 아우라가 넘쳤기 때문이다. 생방송부터는 박지민이 굉장히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 나중에는 가늠할 수 없었다. 누가 1위를 해도 부끄럽지 않았고, 제작진도 시청자와 같이 궁금해 하면서 즐겼다. 결과적으로 박지민이 1위를 했지만, 양현석의 말처럼 이하이도 1등이다.(웃음)
-'폭풍 고음' 박지민과 '소울 중저음' 이하이의 장점은.
▲ 박지민은 몸 안에 음악이 녹아있다. 생방송 무대에서 '머시'를 리허설 때와 리듬을 완전히 다르게 불렀다. 무대에서 뭔가 느낄 수 있는 '필'이 뛰어난 것 같다. 자기도 모르게 애드리브로 불렀더라. 그 자체가 에너지로 와 닿은 것 같다. 이하이는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가 있다. 심지어 무대 아래에서도 있다. 시큰둥하면서도 어린 감정을 보였다가 갑자기 집중하기도 한다. 박지민이 가수로서의 '필'이 있다면 이하이는 스타로서의 '필'이 있다. 목소리도 한국에서 보기 힘든 목소리다. 1위는 박지민이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응원했던 참가자가 있나.
▲ 거짓말이 아니라 참가자 모두 내 손가락 열 마디 같았다. 같이 있을 때 잘 몰랐는데 벌써 아이들이 그립고 보고 싶다. 최근 방송 종영 후 이하이랑 박지민을 만났다. 매일 보다가 다음날 보니깐 마음이 짠하더라. 멀리 유학갔다온 친구들 같다.(웃음) 
-참가자들이 팝송을 선호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참가자들이 팝송을 많이 부른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은 가요를 해야 한다'는 심사위원의 정서가 있었다. 'K팝스타'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잘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3사가 실제로 오디션을 할 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기 위해 일부러 팝송을 시킨다고 하더라. 심사위원도 프로그램보다 사람을 뽑는다는 것에 치중했다. 제한을 두지 않았고 팝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팝을 통해 참가자들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참가자는 타 방송국에 출연이 어렵지 않나.
▲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극복해야 될 부분이다.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잘 보여주면 어디서든 찾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수준급 실력을 보인 참가자들에게 러브콜이 많이 올텐데.
▲ 계속 섭외가 온다. 많은 제작자가 와서 체크하더라. 방송이 끝나면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우리 프로에 참가했던 친구들은 어느 기획사를 통해서든 가수에 데뷔할 수 있다. 다들 좋은 소식을 들려줬으면 좋겠다.(웃음)
-'K팝스타'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
▲ 현재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고, 힘들다. 'K팝스'’는 1년 동안 내가 집중한 프로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제일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결과가 좋았고 행복했기 때문에 보람이 있었다.
-SBS에서 생방송을 가장 잘 찍는 PD라고 한다. 사실인가.
▲ 생방송을 잘 한다는 말은 틀린 것 같다.(웃음) '인기가요'를 하나 했을 뿐이다. 내가 하던 시기가 아이돌이 한창 많이 나올 때다. 그래서 카메라 워킹이 다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변화를 줬다. 그런 것이 맞물려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그때의 이미지다.(웃음)
- 'K팝스타2'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있으면 좀 더 말해달라.
▲ 아직 구상은 전혀 없다. 시즌1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하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시즌1보다는 훨씬 완성도 있게 만들 자신이 있다. 휴가 다녀와서 다시 생각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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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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