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억울하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1, 삼성)는 2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00년 삼성에 입단한 배영수는 12년간 프로 무대에서 뛰었다. 2002, 2005, 2006, 2011년 삼성의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에 있었기에 베테랑의 이미지가 짙은 것 같다. 게다가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보니 더 그런가보다.

우리 나이로 서른 두 살에 불과한데 "노장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억울할 만도 했다. 배영수는 2일 "다들 서른 여섯 또는 일곱까지 본다.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면서 "경험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노장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배영수는 "장원삼과 2살 차이 밖에 안 난다. 그런데 나는 왜 '노장'이고 장원삼은 '영건'이냐"고 다시 한 번 하소연했다. "그동안 많이 던지긴 했다"는 배영수이지만 아직 배울게 더 많기에 '베테랑'이라는 표현이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팔꿈치 수술 이후 각고의 노력을 했던 배영수는 올 시즌 3차례 등판을 통해 2승을 따냈다. 2.66의 평균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도 좋았다. 그러나 배영수는 "아직 방심하면 안된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멀었다는 의미다.
배영수는 "그동안 고생했던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면서도 "하나라도 좋아져야 야구하는 재미가 느껴지지 않을까. 지금보다 더 좋아져야 한다. 방심은 금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배영수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프로 12년차 투수 배영수. 마음만은 고졸 새내기 못지 않다. 그가 베테랑이라는 표현을 꺼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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