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시절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이유가 컸다”.
무 블론세이브 투수지만 경기 내용은 다소 불안했다. 그러나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도 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데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마무리 스캇 프록터(35)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뜻했다.
김 감독은 2일 대구구장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현재 6세이브(1일 현재)를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있는 프록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 시즌 프록터는 7경기 6세이브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며 두산 뒷문을 막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이 1.29에 피안타율 2할8리를 기록 중이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프록터는 야수들의 호수비에 도움을 자주 받으며 세이브를 거뒀다. 아직 완전 무결한 마무리 투수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야수들의 도움이 없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한다면 프록터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하다”라며 농을 던진 김 감독. ‘설마 양키스 시절처럼 유니폼을 그라운드에서 불태우거나 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인가’라며 묻자 김 감독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양키스 시절 프록터는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앞선을 막는 셋업맨으로서 맹활약했고 그 때가 바로 프록터의 전성기였다.
“유니폼을 불태우거나 라커를 손으로 치는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웃음) 일전 프록터에게 양키스 시절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대답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 경기가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라커룸에서 서로 보듬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던 데 대한 힘든 점을 이야기했다. 워낙 스타 플레이어 군단이었던 만큼 개인주의 성향도 꽤 팽배했다고 들었다”.
반면 현재 프록터는 외국인 선수라기보다 팀의 맏형처럼 선수들 간의 융화를 중시하고 있다. ‘우리는 팀이다. 그만큼 규율에 어긋나면 우리 외국인 투수들도 벌금을 내겠다’라며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팀원으로서 자세를 강조한 프록터는 4월 하순 동료들에게 한 턱을 쏘기도 했다. 단순한 외국인 투수로서 지나가는 선수에 머물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선수 스스로도 자신의 과실을 감싸주고 잘했을 때 격려해주는 분위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나 또한 프록터에 대해서는 팀 내 궁지로 몰고 싶지 않다. 투수도 사람인 만큼 항상 베스트 컨디션으로 던질 수 없고 날씨 같은 외부적 요소로도 흔들릴 수 있다. 지난 한 달처럼 야수 도움을 받아 세이브를 챙길 수도 있는 일이다. 선수단이 프록터를 얼마나 잘 보듬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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