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은 하늘인가.
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KIA-SK의 광주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봄비가 광구주장을 흠뻑 적셨다. 광주에서만 벌써 6번째 우천 취소였다. 이날까지 예정된 홈 11경기 가운데 5경기 밖에 열리지 않았다.
그만큼 봄비가 많았다. 발길을 돌아서는 팬들은 아쉽겠지만 선동렬 감독이나 선수들에게는 도움의 비였다. 개막을 전후로 주력 투수와 타자들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투수력이나 공격력 모두 최약체였다. 어떻게든 부상병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버텨야 한다. 이런 가운데 내린 비였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이날도 멀쩡한 하늘이 요동을 쳤다. 오후 4시까지는 하늘이 맑았다. 조금씩 먹구름이 몰려오더디 4시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5시가 넘도록 그치지 않았고 그라운드는 물로 가득했다. 서정환 경기감독관이 운동장을 살펴보는 사이 비가 그쳤고 햇빛까지 나와 경기를 하는 듯 했다.
경기관리인들이 스펀지로 물을 빼고 보토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양팀도 선발오더를 교환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그런데 6시께 다시 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졌다. 단 10분만에 야구장이 다시 물로 가득했고 서정환 감독은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취소했다. SK 선수들도 서둘러 짐을 꾸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부상병들이 복귀를 앞둔 SK에게도 반가운 비였던 모양이다.
광주구장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천연잔디로 교체했다. 8년동안 사용했으나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는 등 부작용이 생기자 선동렬 감독이 강운태 광주시장을 만나 요청해서 이루어졌다.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3월초에 완공해 깔끔하고 쾌적한 천연잔디 구장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아직은 잔디가 활착이 되어 있지 않고 그라운드 땅도 단단하게 자리잡지 못해 배수가 원할하지 않다. KIA 구단은 "앞으로 6개월 정도는 보토와 소금을 뿌리면서 더 다져야 완벽한 야구장이 된다"고 밝혔다. 결국 천연잔디 구장의 변신은 KIA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효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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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