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 않은 직구 구속에 제구도 다소 불안정한 편이었으나 4회까지 커브를 이용한 뒤 체감 속도를 높이는 투구 내용 및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타선은 또 한 번 그의 고개를 떨구게 했고 결국 5회 무너지고 말았다. 2009년 공동 다승왕 출신 윤성환(31, 삼성 라이온즈)이 지독한 불운과 제구난에 또 한 번 울어야 했다.
윤성환은 2일 대구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4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5개) 4실점으로 0-4로 뒤진 6회초 권오준에게 마운드를 넘긴 채 강판당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던 윤성환은 평균자책점마저 3.04(2일 현재)로 높이고 말았다.
2회 2실점 순간을 돌아보면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윤성환은 선두타자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로 쫓겼다. 대타 허경민의 번트 시도가 포수 플라이로 그치며 아웃카운트를 잡았으나 정수빈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고 말았다.

포수 이정식이 빠진 공을 잡으러 가는 사이 2루 주자 이원석은 3루에서 홈까지 파고들며 선실점을 이끌었다. 뒤를 이은 정수빈의 우익수 뜬공 때는 우익수 박한이가 다이렉트 송구 대신 중계를 택했고 포수 이정식이 송구 중계 과정을 지켜보는 사이 양의지가 포수를 등지고 슬라이딩하며 2점 째를 올렸다. 이는 모두 윤성환의 자책점으로 이어졌다.
5회초 윤성환은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준 뒤 정수빈의 희생번트, 이종욱의 볼넷으로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손시헌을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2아웃째를 잡은 윤성환은 김현수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볼넷을 내줬다. 김동주는 윤성환의 초구를 받아쳤고 이는 우익수 앞으로 흐르는 2타점 안타가 되었다.
이는 0-4로 상대에게 추격권 밖 도주를 허용하는 결정적 실점이었다. 사사구를 5개나 내줬다는 점과 결정적 순간 적시타 허용이 4실점 째로 이어졌으나 타선이 조금 더 도와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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