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감바 오사카(일본)를 물리치고 조 2위로 도약, 16강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2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 감바 오사카와 홈경기서 김진용과 아사모아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조별리그 전적 3승 2패로 승점 9점을 기록, 이날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 0-0으로 비긴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승점 2점 차로 제치고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애들레이드와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반면 감바는 1승 4패를 기록, 포항과 승점 차가 6점으로 벌어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은 쪽은 홈팀 포항이었다. 포항은 정확한 패스를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감바를 압박했다. 감바는 조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지 않았다. 공격도 중요했지만 포항에 한 방을 허용할 경우 16강 진출이 좌절되기 때문.
포항은 공을 점유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문전에서 기회를 계속 잡으며 감바의 골대를 계속 두들겼다. 포항은 전반 4분 박스 왼쪽으로 침투한 김진용의 중거리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6분에는 박희철이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아사모아가 터닝슛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특히 아사모아의 슈팅은 골키퍼가 간신히 쳐낼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반면 감바의 공격은 포항과 비교될 정도로 극히 적었다. 감바는 수비라인을 높게 올리지 않은 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덕분에 포항은 지속적으로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방 공격수 박성호는 제공권을 장악, 감바를 당황케 하기도 했다. 전반 23분에는 신광훈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기도 했다.
포항은 전반 26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상대 박스로 완벽한 침투를 선보인 아사모아를 감바의 수비수 곤노 야스유키가 잡아채는 바람에 파울을 얻어낸 것. 페널티킥 득점 기회였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조란의 슈팅이 골대 한 가운데로 향하며 골키퍼의 발에 걸린 탓에 포항은 선제골에 실패했다.
그러나 포항은 위축되지 않았다. 더욱 거센 공세를 펼치며 감바의 기를 눌렀다. 그리고 계속된 공격에 감바의 골문도 열리고 말았다. 전반 45분 신광훈의 스로인을 받은 이명주가 과감한 볼 트래핑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왼발 슈팅을 날렸다. 이를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지만 반대쪽에 쇄도하던 김진용의 발에 걸리며 포항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전 동안 수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던 감바는 후반 들어 변화를 꾀했다. 가지 아키라를 빼고 다이키 니와를 투입한 것. 수비에서 안정을 바탕으로 공격까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한 생각이 적중했는지 감바는 후반 2분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정확하지 못한 슈팅에 고개를 숙였다. 니와의 크로스를 엔도 야스히토가 문전에서 발을 갖다댔지만 골 포스트를 종이 한 장 차이로 비껴갔다.

감바는 그와 같은 공격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포항의 공세는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거셌다. 감바로서는 포항의 공격을 막는 데 급급했다. 공격 주도에 포항은 후반 12분 다시 한 번 득점 찬스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아사모아의 크로스에 문전 혼전 상황으로 이어진 것.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진성이 슈팅 타이밍을 놓치며 득점은 무산됐다.
감바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황진성의 슈팅이 무산된 직후 빠른 역습을 펼치며 득점 기회를 잡았다. 슈 구라타가 중원에서 찔러준 패스를 사토 아키히로가 슈팅으로 연결한 것. 하지만 사토의 슈팅은 골포스트를 때리고 밖으로 흘러나가고 말았다.
포항은 1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감바의 골대로 슈팅을 날렸다. 교체도 공격적이었다. 후반 20분에는 김진용 대신 고무열을 투입했고, 후반 24분에는 박성호 대신 노병준을 넣었다. 후반 22분에는 신광훈의 크로스를 이명주가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키퍼에 맞고 나오자 박성호가 2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한 후 골라인을 맞고 밖으로 흘러나갔다. 포항으로서는 쐐기골을 놓쳐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감바는 포항의 상승세에 완벽하게 눌리고 말았다.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기도 했다. 후반 16분 하피냐 대신 데라다 겐타, 후반 26분에는 다케이 다쿠야 대신 후타가와 다카히로를 넣은 것. 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렇다 할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무기력하기만 한 것.
포항으로서는 공격에서 더욱 신이 날 수밖에 없었다. 추가골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포항은 후반 31분 골킥이 감바 선수의 머리에 맞고 나온 것을 아사모아가 잡아 박스 쪽으로 돌파,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후 강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감바의 골망을 흔들었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감바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남은 시간 동안 2골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했다. 결국 포항은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하다 웃으며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 2일 전적
▲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2 (1-0 1-0) 0 감바 오사카
△ 득점=전45 김진용 후31 아사모아(이상 포항)
sports_narcotic@osen.co.kr

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