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수 마라냥, 울산의 핵심으로 '스스로 우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5.03 11: 20

대체 선수였던 마라냥(28)이 울산 현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울산 현대는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 베이징 궈안(중국)과 원정경기서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조별리그 전적 3승 2무로 승점 11점을 기록, 3위 베이징과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려 최소 조 2위를 확정지으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울산은 베이징을 상대로 전방 공격진의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밀어붙였다. 그 결과 전반 17분에 김신욱, 20분에 김승용이 잇달아 골을 터트리며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울산의 본격적인 공격은 후반부터였다. 울산은 후반 2분 베이징에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새롭게 투입된 마라냥이 공격진에 가세해 더욱 거센 공격을 퍼부은 것.
마라냥은 후반 20분 상대 박스 내로 침투,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곽태휘가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마라냥의 저돌적인 돌파가 돋보였다. 결국 마라냥은 후반 34분 기어코 골을 터트리며 4경기 연속골을 달성했다.
울산은 마라냥의 추가골 덕분에 후반 46분 베이징에 한 골을 더 허용했음에도 여유롭게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무승부를 기록해도 울산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선수단의 사기 등을 고려했을 때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터라 마라냥의 득점은 귀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합류한 마라냥은 정규리그 5골, 챔피언스리그서 2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팀 내 득점 1위. 울산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 한 명을 건진 셈이다.
사실 마라냥은 울산이 첫 번째로 점찍었던 선수는 아니다. 당초 강력하게 영입을 추진하던 선수가 변심, 울산으로 오지 않기로 결정하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옵션이 마라냥이었던 것. 울산으로서는 씁쓸했지만 개막이 코 앞인 탓에 다른 외국인 선수를 알아볼 여유가 없어 스피드 하나 만큼은 마음에 들었던 마라냥을 영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울산에 합류한 마라냥은 팀 훈련 시간이 짧아 시즌 초반 뛸 수가 없었다. 또한 J2리그서 2009년 19골(48경기)을 넣은 것을 제외하고는 2010년 9골(26경기), 2011년 9골(27경기) 등 특출난 활약을 보이지 못한 마라냥을 무턱대고 믿을 수가 없었던 것.
하지만 마라냥은 묵묵히 훈련을 소화, 컨디션을 올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기회가 오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첫 출전이었던 3월 11일 경남 FC전에서 팀의 2번째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끈 것. 또한 그 다음 출전이었던 도쿄 FC(일본) 원정에서도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울산에 소중한 승점 1점을 선사했다.
마라냥은 최근 4경기 연속골(총 5골)을 터트리며 울산의 상승세(3승 1무)를 이끌고 있다. 이제는 울산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 사실상 마라냥 스스로가 기회를 만들어 잡아냄으로써 주전으로 올라갈 발판을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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