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기남’ 윤재 “박희순 키스 너무 어색”[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5.03 14: 18

실제로 만나고 처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간기남’에서 죽는 김수진이 저 배우?’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의 평범한 옷차림, 그리고 예쁜 얼굴. ‘간기남’에서 섹시미와 어두운 포스를 마구 풍기는 ‘수진2’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어떠한 질문에도 솔직하고 털털하게 말하는 윤재는 발랄하고 재미있는 여인이었다.
“죽어서 누워있는 수진이가 인형이냐고요? 제가 하루 종일 누워있었어요. 시체연기 종결자에요.(웃음) 처음에 벗기 어려웠지 한 신을 오래 찍다보니 슛들어 간다고 하면 그냥 벗었어요. 시간이 지나니까 나중에는 별로 부끄럽지도 않더라고요.”

여자로서 분명히 노출연기가 부담스럽고 어려웠던 점이 있었지만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말하는 윤재의 모습은 거리낌이 없었다.
- 낯이 익은 배우다. 과거 케이블채널 코미디TV ‘나는 펫 시즌1’에도 나오고 배우 유인나와도 함께 출연했었다.
원래 연기를 하려고 방송을 시작했어요. 그때 인나랑 같은 사무실이었는데 따로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죠. 3년을 준비했는데 결국 발표하지 못했어요. ‘나는 펫’ 찍으면서 인나하고는 10년을 알고 지낸 친한 사이라 와서 도와주고 했죠. 인나와 ‘지붕뚫고 하이킥’ 때까지는 연락했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안돼요.(웃음)
- ‘간기남’ 오디션을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점이 감독에게 어필돼 캐스팅 됐나?
▲ 수진이에 대한 콘셉트를 잡아서 가야했어요. 영화에 나오는 수진이는 시크하고 돈도 많아 보이지만 마냥 해맑지 않고 조금 멍청한 면도 있어야 했죠. 노출신이 강하다 보니까 굳이 섹시하려고 하면 천박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섹시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 부분들을 분석해서 오디션을 봤죠. 배우들
중 거의 마지막에 캐스팅 됐어요.
- 영화에서 정사신 등 노출연기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았나?
▲ 처음에 각오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죠. 이러한 연기를 통해서 다시 배우로서 얼굴을 알린다면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각오를 해서 촬영할 때 무리는 없었어요. 제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멘탈붕괴는 없었어요.(웃음)
촬영 직전에 박시연 씨 남편으로 나오는 선배님이 정말 느끼하게 연기를 했어요. 그걸 보고 다음 장면에서 내가 선배님과 베드신을 찍어야 하는데 손발이 다 떨렸어요. 선배님이 나만 믿으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못하겠다고 계속 쉬면서 하면 하루 종일 걸리겠다 싶어서 정신 놓고 베드신을 연기했어요. 김형준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노출이 많아서 미안하다고 ‘윤재 씨 다음에 안벗고 300만 갑시다’면서 캐스팅 약속을 해줬어요.
- ‘간기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 베드신이 힘들었던 신이었는데 의외로 많이 안걸렸어요. 2시간도 안걸렸죠. 탄력이 붙어야 해서 감독님이 카메라 계속 돌리고 있을 테니 계속 하라고 하셨어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 노출연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했는지?
▲ 아무래도 노출을 해야 해서 촬영 들어가기 전 3개월 동안 다이어트를 했어요. 한약 다이어트를 했는데 먹으면서 3개월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 요가를 했어요. 총 5kg을 빼서 42~43kg인 상태에서 영화를 찍었죠. 지금은 살짝 다시 쪘어요.
 - 박희순과 계속 호흡을 맞췄는데 소감이 어떤지?
▲ 희순 오빠가 진짜 내 오빠처럼 정말 편하게 대해줬어요. 한 번은 내가 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때 ‘윤재야, 술집 다니는 여자처럼 해보고 정말 너처럼 연기를 해봐’ 하시더니 ‘그리고 그 중간쯤이 낫겠다’며 친절하게 지도해줬어요. 희순 오빠와 키스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색해서 각도가 안나오더라고요. 나와 희순 오빠가 자꾸만 얼굴을 비틀지 않고 똑바로 키스를 하자 감독님이 화가 나서 우리 머리를 잡고 각도를 맞춰줬어요. 그때 희순 오빠를 보고 ‘뽀뽀를 안해봤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했죠.(웃음)
- 박시연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 시연 씨가 정말 착하고 여성스럽고 아이 같은 면이 있더라고요. 영화 찍을 때 붙임성 좋게 ‘언니 나 결혼해요’라면서 남편 사진도 보여주고 이 배우 참 착한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성격이 모나서 사람들하고 잘 부딪히는데 시연 씨는 성격이 모난 데가 없어요.
- 윤재는 과감하게 노출하고 정사신을 찍었는데 6년만의 영화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단역치고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 계속 연기레슨을 받았어요. 연기에 욕심이 있어서 중국 드라마도 찍고 연기를 계속 놓지 않고 있었어요. 얇고 길게 가는 조연으로 늙어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웃음) 사람들이 쟤 배우다라고 할 정도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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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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