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커플들이 연상의 여배우-연하의 남자 배우들로 짝을 맞추며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MBC에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한가인(30)-김수현(24) 커플을 시작으로, 현재 방송 중인 후속 드라마 '더킹 투하츠'의 하지원(34)-이승기(25) 커플이 연상연하 콤비의 바통을 이었다. 또한 동시간대 SBS 수목극 '옥탑방 왕세자'의 한지민(30)-박유천(26) 커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극중에서는 실제 나이 차와 상관없이 풋풋하면서 달달한 커플 연기를 선보이는 이들. 브라운관 속에 연상연하 커플의 등장이 '대세'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

# 1. 여배우들의 동안
요즘 여배우들을 보고 있으면 쉽게 나이를 추측하기 어렵고, 실제 나이를 알게 되면 놀라움을 주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이가 없어진' 여배우들은 연하의 남자 배우들과 커플을 이루며 막상 드라마 속에서는 비슷한 또래로 설정돼 알콩달콩한 사랑을 펼친다.
남녀 배우의 실제 나이를 숫자상으로만 놓고 본다면 또래 연기를 펼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격차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안방극장의 연상연하 커플들은 어색함 없이 극의 몰입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커플 연기에는 늙지 않는 여배우들의 자기 관리가 큰 공신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드라마 관계자들로서는 연기력과 흥행 파워를 가지고 있는 여배우들의 캐스팅에 있어 숫자에 불과한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흐름인 것이다.
# 2. 가뭄 든 남자 배우들
여배우들의 외모가 날로 젊어지면서 한 배우의 연기 수명은 길어지고 배역의 제한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배우와 호흡을 맞출 비슷한 연령의 남자 배우들은 연예계에서 부재중이다. 해당 남자 배우들은 대부분 뒤늦은 군 복무 중이거나, 열악한 환경의 드라마보다 좀 더 여유가 있는 영화를 더 선호하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여배우의 상대역에 캐스팅되는 남자 배우들의 연령대는 낮아지고, 연상연하 커플의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
# 3. 연상연하커플, 더이상 특별하지 않다
드라마를 떠나 실제 연예인 커플들과 우리 주변에서도 연상연하 커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연상연하 커플은 더 이상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연상연하커플' 이라는 단어가 탄생했을 때만 해도, 단어 자체가 이미 여성이 나이가 많고 남성이 나이가 적은 커플은 일반적인 현상을 벗어난 범위에 포함됐다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이제 연상연하 커플들은 자연스럽게 일상에 자리 잡았다.
실제 연상연하 커플이 극중에서도 연상연하 커플로 설정되는 드라마가 다소 흔해진 것도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입증한다.
오는 7일 첫 방송 하는 KBS 1TV 일일드라마 '별도 달도 따줄게'에서 임지은(39)-김동윤(32) 커플에 이어 MBC 일일드라마 '오늘만 같아라' 후속 '그대 없인 못살아'에서 박유환(21)도 형 박유천의 뒤를 이어 박선영(36) 15살의 나이 차를 뒤로 하고 부부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새로 안방을 찾아드는 드라마에서도 연상연하 커플의 모습이 포진돼 있다. 대세로 자리 잡은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단어의 경계도 희미해질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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