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 촬영에 전격 복귀한 '1박2일' 최재형 PD가 그간의 방송 파행과 관련, 출연자 및 스태프, 시청자들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은 이날 오전 최 PD 이하 연출진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정상 녹화에 나섰다. 이번 녹화는 서울에서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제주도 베이스캠프에서 진행된다.
앞서 최 PD는 촬영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오후 OSEN과 만나 "4일 예정된 녹화를 시작으로 제작에 잠정 복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PD는 지난 3월 말부터 촬영과 편집 등 제작 전반에서 물러나 있던 상황이다. KBS 새노조 파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 그랬던 그가 연출로 복귀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1박2일'이 새 멤버와 연출진으로 꾸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파행이 장기화되면 프로그램의 운명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청률 하락에 대한 우려를 떠나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은 물론 수년간 지지해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최 PD는 "사실상 시즌2가 시작된 뒤, 제대로 된 방송은 4주 밖에 나가지 못했다"며 "이후 파업이 시작되면서 통상 2주에 걸쳐 방송되던 프로그램을 없던 3탄까지 만들어가며 늘려 냈고, 결국 지난주부터는 아예 결방이다. 이대로 간다면 프로그램이 망가질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하며 파업 와중에도 연출에 복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설명했다.
동석한 한동규 KBS 예능PD협의회장은 "PD 입장에서 자식 같은 프로그램을 놓을 수밖에 없던 심정이 어떠했겠나!"라며 "담당 PD가 파업에 참여한다고 하면 프로그램은 멈춰야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1박2일'을 비롯해 대체 인력을 투입해 얼기설기 만들어 내다보니 파업의 취지와는 별도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말하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최 PD 입장에서는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 엄태웅 이수근 김종민 등 출연자들에 대한 부담과 미안한 마음도 작용했다. 연출과 멤버 일부가 바뀌고 프로그램이 채 안정화되기도 전에 파업 정국에 놓이면서 뜻하지 않았던 방송 파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녹화가 2회나 취소됐고 방송도 엿가락처럼 늘려 내거나 하이라이트로 대체됐다.
이와 관련해 최 PD는 "출연자들이라고 이런 상황에 대해 왜 불안감이나 부담이 없었겠냐"며 "그래도 단 한명도 내게 직접 내색을 하거나 어필한 이는 없었다. 잘 기다려줬다.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어디 있겠나. 시청자들께도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앞서 '1박2일'은 2회 연속 촬영이 취소된 바 있다. 이에 예능국 차원에서 CP 등 간부급을 동원해 최 PD의 공백을 메우고 촬영을 강행하려 했지만 내외부의 여론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 그 결과 지난 4월29일부터는 아예 결방됐고 2011년 방송된 '제3회 시청자투어'가 땜빵 편성됐다.
또 "촬영 복귀가 파업 의사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전히 파업에 동참하지만 잠정적으로 촬영에 복귀하는 것이다.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부당한 처분(징계) 등이 발생할 경우 다시 제작을 접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파업 참여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한 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즐기는 게 보람인데 지난 6주간 힘들었다"고 덧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1박2일'은 최 PD 등이 지난 3월 말부터 KBS 새노조 파업에 가세하면서 그 여파를 겪고 있다. 주요 연출진 대부분이 촬영, 편집 등 제작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방송 파행이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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