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13구 승부' 이대수, 2루타 2방 한화 역전승 견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5 00: 03

한화 유격수 이대수(31)는 마음고생이 많다. 시즌 초반 잦은 실책으로 움츠러 들어있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강해지는 게 바로 이대수다. 팀의 시즌 두 번째 연승을 이끈 4일 대구 삼성전이 그랬다.
1-1로 팽팽히 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이대수는 삼성 사이드암 심창민을 상대로 1~2구에서 스트라이크와 파울로 몰렸다. 투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카운트. 볼 하나를 골라낸 이대수는 심창민과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7개의 파울 커트와 함께 2개의 볼을 골라내며 무려 13구 풀카운트까지 이어갔다.
심창민의 힘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는 상황. 13구째 142km 직구가 가운 데에 몰렸고, 이대수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대수의 배트에 걸린 타구는 그대로 삼성 좌익수 최형우를 넘어 좌측 펜스를 직격했다. 대형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뚫었다. 이미 힘을 소진할 대로 소진한 심창민은 그 길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후 한화는 바뀐 투수 정현욱을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 1개 그리고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대거 4득점하며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이대수는 장성호의 우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이날 경기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8회에도 1사 2루에서 사이드암 권오준을 상대로 6구 승부 끝에 좌익 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날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데 앞장섰다.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만점 활약으로 한화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올해 한화가 5회까지 리드당한 경기에서 역전승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대수가 시작점이었다. 
경기 후 이대수는 13구 승부에 대해 "어떻게든 살아나가기 위해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면서도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여전히 만회해야 할 게 많다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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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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