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가 재미있다".
한화는 지난해 최초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포수 최승환(33)을 뽑았다. 최승환이 2차 드래프트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한화는 일찌감치 그를 영입 1순위로 뒀다. 젊은 포수들의 성장이 더디고, 주전 신경현을 뒷받침할 만한 백업 포수가 필요한 한화에게 최승환은 최적의 자원이었다.
수준급 포수 자원을 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한화는 의외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같은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화 이적 첫 해 신경현과 비슷한 비중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최승환은 17경기에서 36타수 13안타 타율 3할6푼1리 1홈런 6타점으로 만만치 않은 방망이 실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최승환은 "2차 드래프트는 내게 기회였다. 요즘 야구를 정말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양의지·용덕한·최재훈 등 포수 자원이 넘치는 두산에서는 마땅한 기회를 잡기 어려웠지만 이제 한화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전력으로 거듭났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2차 드래프트 본래의 취지를 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타격도 좋지만 결국 최승환의 진가는 수비에 있다.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최승환과 호흡을 맞춰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양훈은 "최승환 선배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드를 정말 편하게 해주신다. 리드를 믿고 던졌다"고 공을 돌렸다. 최승환은 "훈이의 공이 좋았다. 초반에는 직구-슬라이더, 후반에는 커브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남은 건 도루저지율 향상. 지난해 도루저지율 1할4푼3리에 불과했던 최승환은 올해 2할8푼6리로 향상됐다. 8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중 허도환(넥센·0.353)-이정식(삼성·0.313) 다음으로 좋다. 그는 "작년까지는 어깨가 좋지 않아 송구에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한화로 온 뒤에는 트레이너 분들이 세심하게 관리를 잘 해주고 있다. 몸 상태가 좋아졌고, 송구에도 자신감이 붙고 있다"며 팀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도루저지율 향상에 의지를 나타냈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푸근한 성품으로 어린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최승환은 "지금 팀 성적이 기대만큼 좋지 않지만 곧 살아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연습을 안 한 것도 아니고,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며 "내가 있지는 않았지만 작년에도 우리팀이 5월부터 치고 나갔다. 올해도 5월부터 잘 풀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화의 굴러들어온 복 최승환. 그가 있어 한화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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