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과 국민타자의 역사적인 첫 대결. 승자는 '코리안특급' 박찬호(한화)였다.
박찬호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승엽과의 투타 맞대결에서는 3연속 뜬공으로 3타수 무안타 완승을 거뒀다. 대한민국이 낳은 당대 최고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서 박찬호가 웃은 것이다. 어린이날을 맞은 이날 박찬호와 이승엽의 아내도 자녀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 1회 무사 1·2루 초구 뜬공

첫 타석부터 박찬호에게는 위기, 이승엽에게는 기회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김상수-박한이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이승엽. 박찬호는 초구로 바깥쪽 144km 직구를 택했다. 이승엽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둘렀고, 박찬호의 공이 배트 끝에 걸렸다. 타구는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로 높게 떴다. 바람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불어 잡기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한화 좌익수 이양기가 낙구 지점을 잘 포착해 슬라이딩 캐치로 박찬호를 구했다. 그러나 이후 박찬호는 볼넷 2개로 1점을 내줬다.
▲ 2회 2사 1루 5구 뜬공
2회에도 박찬호는 진갑용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뒤 박한이에게 우전 적시타로 2점째를 내줬다. 박한이와 7구까지 승부하며 힘을 소진한 상황. 이승엽은 박찬호의 초구 바깥쪽 볼을 골라냈다. 이어 2구째 몸쪽 슬라이더도 피했다. 1~2구 모두 볼. 카운트가 유리해진 이승엽은 박찬호의 3구에 배트가 반응했다. 141km 직구를 공략했지만 낮은 코스로 들어온 공에 허리가 빠졌다. 백네트로 향하는 파울. 이어진 4구를 박찬호는 몸쪽 꽉 차는 143km 직구로 선택했다. 이승엽의 배트는 반응하지 못했고, 스트라이크 판정이 났다. 박찬호는 5구째 결정구로 132km 슬라이더를 던졌고, 카운트가 몰린 이승엽이 받아쳤지만 2루수 내야플라이로 이어졌다. 2타석 연속 뜬공 처리였다.
▲ 4회 2사 1·3루 5구 뜬공
5회에도 박찬호와 이승엽은 득점권 상황에서 마주쳤다. 1사에 주자는 1·3루. 이전 두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난 이승엽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백스크린에서 반사되는 방송 카메라 빛을 조정한 뒤에야 박찬호와 승부에 들어섰다. 그러나 초구 낮은 박찬호의 126km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몸쪽-바깥쪽 2개의 직구를 골라낸 이승엽은 그러나 4구째 몸쪽 131km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또 다시 헛돌았다. 결국 5구째 바깥쪽 141km직구에 허리가 빠진 채 맞히는데 급급했고, 결국 좌익수 뜬공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3타석 모두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찬호는 흔들리지 않고 이승엽을 뜬공으로 처리했다. 어깨 통증을 안고 있는 이승엽은 11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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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