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공동선두' 이용훈, 행운이 아닌 실력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5.05 19: 46

올해 롯데 자이언츠 우완 이용훈(35)은 "뭐든 잘 풀릴 것 같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이용훈은 벌써 시즌 3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2위에 올라있다. 지난달 24일 대구 삼성전에선 공 4개로 행운의 구원승을 거두기도 했다.
5일 선발등판 전까지 이용훈이 거둔 3승 가운데 구원승만 2승이었다. 아무래도 승운이 따라야 가능한 일. 그렇다고 해서 이용훈의 올 시즌 활약이 행운만 있는 건 아니었다. 지난달 15일 사직 두산전에선 7⅓이닝 6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말 그대로 5선발의 모범 교범과도 같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
어린이날을 맞아 투수 최고참 이용훈은 눈부신 호투로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이용훈은 5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동안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단 63개로 철저하게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펼쳤다.

이날 승리로 이용훈은 두산 니퍼트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다. 시즌 성적은 7경기에 등판해 4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1이다.
정교한 제구력과 포크볼, 커브 조합이 빛났다. 이용훈은 최고구속 144km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포크볼, 커브로 범타로 유도했다. 낙폭이 큰 포크볼에 SK 타자들은 방망이를 갖다 대는데 급급했다. 또한 피해가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가 주효했다.
이용훈은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2회 1사 후 박재홍에 첫 안타를 내줬지만 땅볼과 뜬공으로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2사 후 조인성의 타구는 펜스를 직접 때릴 것처럼 보였지만 김주찬의 호수비에 잡혀 이용훈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3회엔 1루주자 정근우를 견제로 잡아내는 기민한 모습도 보여줬다. 4회 박재상에 우중간 안타를 허용해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이호준에 병살을 유도해냈다. 결국 6회까지 큰 위기없이 호투한 이용훈은 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이명우에 넘겼고, 불펜 투수들은 큰 형님의 승리를 지켜줬다.
경기가 끝난 뒤 이용훈은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다. 직구가 별로라서 포크, 체인지업 위주로 던졌는데 마음 먹은대로 들어갔다. (강)민호도 이런 부분을 알고 있어서 볼 배합을 그렇게 가져갔고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승리 페이스에 대해서는 "이제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많은 달이 남았기에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않겠다"고 초연한 반응을 보였다.
승리에 행운이란 없다. 다승 선두 이용훈의 4승에는 겨우내 그가 흘린 땀방울이 모두 묻어있다. 프로데뷔 13년차 이용훈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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