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아레나 징크스'가 부활했다. 한 명이 퇴장 당해 10명으로 싸운 대전이 용병 케빈 오리스의 극적 결승골에 힘입어 홈에서 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3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1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대전은 이날 경기서 멀티골을 폭발시킨 케빈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2승9패(승점 6)을 기록, 홈 첫 승리와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반면 수원은 7승2무2패(승점 23)를 유지하게 됐다

"경기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던 유상철 감독의 말처럼 대전은 전반부터 수원의 골문을 거세게 두들겼다. 바바가 활발하게 수원 진영을 휘저었고 지경득을 앞세운 왼쪽 침투도 전에 비해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케빈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 대전은 정경호의 퇴장과 PK 허용으로 무승부에 그치는 듯 싶었으나 경기 종료 직전 케빈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가져갔다.
전반 11분 대전의 수비진이 걷어낸 공이 케빈에게 연결됐다. 케빈은 주위를 둘러본 후 왼쪽의 지경득에게 연결했고 김형범과 패스 플레이를 통해 페널티 박스 측면까지 뚫고 들어갔다. 빈 공간을 본 김형범이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바바에게 패스를 이어줬으나 정성룡 골키퍼가 한 발 빠르게 공을 잡아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전의 공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고 전반 22분 케빈의 머리에서 드디어 골이 터졌다. 이현웅과 2대1로 수원의 문전을 압박하던 김형범이 올려준 크로스가 케빈에게 이어진 것.
케빈은 이를 놓치지 않고 헤딩슛으로 연결시켰고 이 공이 곽광선의 머리에 맞고 굴절, 골대 오른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케빈의 리그 데뷔골이자 대전이 홈에서 터뜨린 첫 골이었다.
그러나 수원은 전반 34분 만회골을 터뜨릴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에벨톤C의 프리킥에 이어 골문 앞 혼전 양상이 벌어졌다. 이 때 대전 정경호가 흘러나온 공을 드리블하던 라돈치치에게 거친 파울을 범하면서 수원이 PK를 얻었고 정경호는 퇴장 당했다.
라돈치치는 침착하게 골대 오른쪽 구석을 향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김선규 골키퍼가 방향을 가늠하고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그대로 골인, 1-1 동점을 만들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대전은 어려운 경기를 펼치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친 두 팀은 추가득점 없이 1-1로 전반전을 마무리지었다.
팽팽한 접전을 주고받던 가운데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든 쪽은 대전이었다. 유상철 감독은 바바를 빼고 한덕희를 투입, 중원을 강화했고 윤성효 감독 역시 박종진을 빼고 조용태를 투입해 허리 싸움에 불을 붙였다.
동점 상황에서 벌어진 공방전은 퍼플아레나를 뜨겁게 달궜다. 대전은 후반 9분 지경득이 찔러준 패스를 받아 김형범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려봤으나 힘껏 뛰어오른 정성룡 골키퍼의 손을 맞고 튕겨나가며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는 가운데 대전은 지경득과 이현웅을 빼고 레오와 박민근을 투입했다. 스피드가 있는 레오의 투입으로 역습 기회를 만들어보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좋은 찬스를 맞이하고도 골문 앞에서 결정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문전 결정력이 떨어지기로는 수원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었다. 수원은 라돈치치와 에벨톤C, 이용래가 전방에서 대전을 위협했다. 이웅희의 가세로 탄탄해진 대전의 수비진은 밀집수비로 골문을 사수했다. 오히려 역습을 허용하며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만들기도 했다.
수원은 후반 27분과 37분 각각 서정진, 박현범 대신 하태균과 이현진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수원은 에벨톤C가 아크 정면에서 날린 슈팅이 아쉽게 골대를 벗어나는 등 시원하게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까지 레오와 케빈으로 이어지는 대전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무승부로 끝나는 듯 싶었던 경기는 케빈의 발끝에서 판가름났다. 케빈은 후반 48분 역습 찬스를 놓치지 않고 돌파에 이어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며 값진 결승골을 뽑아냈다. 대전은 멀티골을 기록한 케빈의 활약에 힘입어 올 시즌 첫 홈 승리를 거두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 5일 전적
▲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 시티즌 2 (1-1 1-0) 1 수원 삼성
△ 득점= 전 22 케빈 후 48(이상 대전) 전 34 라돈치치(이상 수원)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