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패전' 박찬호, 한계 투구수 80개 우려 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5 17: 20

아쉬운 패전. 하지만 더 큰 가능성을 발견했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올 시즌 처음으로 100구 이상 던지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6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 시즌 5경기 만에 100구 이상 던졌다는 점에서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한 한판이었다.
박찬호는 지난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6⅓이닝 동안 92개 공을 던졌고, 18일 청주 LG전에서는 93개를 던졌다. 24일 KIA전에서는 4이닝 동안 96개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뒤 4일 휴식 뒤 오른 29일 청주 넥센전에서는 86개로 가장 적은 공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투구수 91.75개.

특히 80구 이후 구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우리나이 불혹의 베테랑 투수에게 체력적인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부분. 하지만 그때마다 박찬호는 "체력적으로 문제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만큼 체력적으로나 투구 패턴을 통해 더 많은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호는 자신의 자신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5일 대구삼성전에서 증명했다. 비록,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100개의 공을 던졌다는 게 의미 있었다. 한계 투구수 80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4경기에서 박찬호는 80구 이전에는 피안타율이 1할8푼2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80구 이후에는 13타수 5안타로 피안타율이 3할8푼5리에 달했다. 그 중에는 홈런과 2루타 같은 장타도 하나씩 포함돼 있었다. 볼넷도 3개나 주는 등 80구 이후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은 달랐다. 박찬호의 공이 80개를 넘긴 건 4회 2사 1·3루에서 이승엽을 상대할 때였다. 이승엽에게 던진 3구째부터 80구가 시작됐다. 박찬호는 82구째 142km 직구를 던져 이승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5회에도 박석민과 배영섭에게 안타 2개를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 처리했다.
5회까지 94개 공을 던진 박찬호는 6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오히려 팀이 0-3으로 뒤지고 있는 만큼 박찬호 한계 투구수를 체크하기가 좋았다. 박찬호는 손주인을 헛스윙 삼진,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박한이 1루 땅볼로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총 투구수 101개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80구 이후에만 9타수 2안타로 잘 막았다.
80구 이후 직구 최고구속은 142km. 이날 최고 146km에 비하면 떨어져 있었지만 직구 외에도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맞춰 잡는 피칭을 펼쳤다. '80구 한계 투구수론'은 이제 더 이상 박찬호에게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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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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