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량 실점하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아쉬움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했다. 박찬호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3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시즌 2패(1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91에서 3.25로 올랐다.
이날 박찬호는 6회까지 총 101개의 공을 던졌다.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100구 이상 던졌다. 스트라이크 58개, 볼 43개에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 직구(31개) 대신 슬라이더(38개) 비율이 더 많았고, 투심(19개) 체인지업(8개) 커브(5개)를 섞어 던졌다.

피칭을 마친 후 박찬호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량 실점하지 않고 6이닝을 퀄리티 스타트로 막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찬호는 1회부터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하는 등 3회와 6회를 제외한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어려움 속에서도 3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100구 이상 던지며 3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뜨거운 관심을 모은 '국민타자' 이승엽과 승부에서도 3차례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완승을 거뒀다. 그것도 모두 주자가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잡은 것이라 의미 있었다. 박찬호는 이승엽과 승부에 대해 "승엽이가 요즘 잘 치고 있어 의식을 많이 했다. 큰 것을 맞지 않기 위해 코너워크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가운데 몰리는 볼 없이 몸쪽-바깥쪽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마지막으로 4회 보크 상황에 대해서는 "투구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을 놓쳐 보크가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4회 1사 2·3루에서 1번타자 김상수로 3구를 던지기 전 공이 손에서 빠져나가며 땅으로 떨어뜨렸다. 오른발로 투구판을 밟은 채 두 다리가 투구 동작에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에 보크였다. 이는 박찬호의 한국 무대 첫 보크. 지난해 일본에서는 세트 포지션에서 짧은 정지 동작 때문에 보크 지적을 받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단순 실수로 공을 빠뜨리며 범한 보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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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