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봤다. 하지만 명확한 과제도 남겼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5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1라운드 홈 경기서 문상윤 박준태 설기현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43분까지 3-1로 앞서며 6G 무승 탈출을 눈 앞에 뒀지만 막판 2골을 허용하며 아쉬운 3-3 무승부에 그쳤다.
비록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긴 했지만 희망을 볼 수 있던 경기였다. 인천의 김봉길 감독대행이 천명하던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인천은 슈팅 수에서 전북을 14-9로 앞섰고, 유효 슈팅에서도 10-6으로 더 많았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도 전북보다 더 좋았을 뿐만 아니라 1경기에서 3골이나 퍼부으며 3경기 연속 무득점의 빈공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설기현이 오랫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맹활약, MOM에 선정됐고 선발 출격한 문상윤-김재웅-박준태 라인도 시종일관 전북의 골문을 위협하며 2골 1도움을 합작했다. 김남일-난도의 중원 조합도 터프한 수비와 원활한 볼배급으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미드필더까지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며 최대 숙제였던 공격력이 살아난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과제도 남겼다. 후반전 집중력 저하로 인한 실점이다. 인천은 후반 44분 에닝요에게 만회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이동국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드러누웠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비단 이날 경기뿐 아니다. 인천은 지난달 7일 강원전서 후반 33분까지 1-1로 균형을 이뤘지만 34분 김은중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1-2로 패한 데 이어 22일 울산전서도 정규시간을 0-0으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후반 추가시간 마라냥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석패했다.
인천은 올 시즌 후반에 실점한 8골 중 무려 6골을 30분 이후에 허용했다. 이는 모두 승패와 직결되는 뼈아픈 실점이었기에 더욱 더 되새길 필요가 있다. 빈공 못지않게 후반 막판 수비의 집중력 부족이 7경기 무승의 실질적인 원인이었던 셈이다.
김 감독대행도 "득점을 못하는 것이 숙제였지만 이날은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을 했다. 이 부분을 선수들과 함께 풀어가야 할 것 같다"고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실점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인천의 고민이었던 공격력은 올라왔다. 설기현을 비롯해 2선 공격수들과 난도-김남일의 허리 라인은 좋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경기력이 올라왔음을 증명해냈다. 이제 어떤 팀을 만나도 해볼만 한 조직력과 파괴력이 생긴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의 강화다. 인천이 마지막 남은 과제를 해결하며 오는 11일 성남전서 8경기 만에 승리를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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