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보크' 박찬호, "룰이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6 19: 40

"그런 적은 처음이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는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한국 데뷔 첫 보크를 범했다. 4회말 1사 2·3루 김상수 타석에서 3구를 던지기 전 투구 준비 동작에서 공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보크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공을 떨어뜨린 직후가 아닌 약 3초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구심으로부터 보크 판정을 받았다. 박찬호와 한대화 감독 모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보크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3실점째를 줬다.
하루가 지난 6일 대구구장. 경기 전 박찬호는 전날 보크 상황에 대해 "공을 떨어뜨려 보크 판정을 받았는데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며 "포수 사인을 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투구 동작 시작 전이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투수판을 밟았다는 이유만으로 보크가 판정됐다"고 말했다.

야구규칙 8.05(k)에 따르면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고의 여부에 관계없이 공을 떨어뜨렸을 때'를 보크로 본다. 박찬호의 두 다리가 세트포지션에서 정상 위치였고, 오른발이 투구판을 밟고 있었기 때문에 심판은 투구 준비 동작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포수의 사인을 보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투구 준비 동작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한국과 미국의 룰에서 오는 시각차. 
하지만 박찬호가 생각하는 문제는 룰이 아니라 일관성이었다. 그는 "어제 (김)선우와도 통화를 했다. 며칠 전 자기도 그랬는데 보크 판정이 나지 않았다고 하더라. 룰을 적용하려면 똑같이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운 건 있다. 박찬호라서 그런 건가"라며 "앞으로 그러지 말라니 그러지 말아야겠다. 하지만 정확한 룰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솔직하게 가감없이 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나도 긴가민가했다. 찬호는 글러브를 내밀고 포수 사인을 보는데 보크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투구 동작 시작이 아니기 때문에 보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심판도 긴가민가해서 늦게 판정했을 것"이라며 의아함을 나타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왜 보크 판정을 바로 하지 않고 늦게 했는지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판정 자체가 애매했다. 박찬호는 "일본에서도 보크 때문에 고생했는데 내가 하면 보크인가"라며 보크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곁을 지나가던 장성호는 박찬호를 향해 "거기서 왜 볼을 떨어뜨리셨어요?"라고 한마디했다. 박찬호는 "죄송합니다. 볼이 뜨거웠어요"라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웃어넘겼다. 그렇게 그는 한국야구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하지만 심판 판정의 일관성에는 여전히 의문을 떨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