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심광호가 최경철에게 해준 '족집게 조언'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5.07 13: 40

"계속 열심히 해야 언젠가 트레이드 기회도 온다".
지난 2일 포수 최경철(32)이 SK 와이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 최경철은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즌이 많았으나 2군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수비능력이 좋으며 성실하고 투수를 편하게 하는 리드를 한다는 평가를 받아 넥센의 부름을 받았다.
그런 최경철을 멀리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LG 트윈스의 포수 심광호(35)였다. 심광호는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최)경철이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SK에는 정상급의 포수들이 너무 많다. 넥센으로 간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기뻐했다.

심광호는 "경철이가 참 열심히 하는 친구다. 그래서 올해 캠프에서 경철이를 만났을 때 '2군에 오래 있더라도 계속 그렇게 열심히 해라. 그래야 언젠가 트레이드 기회도 온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며 유달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심광호가 최경철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건넨 것은 그도 2군의 눈물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심광호는 1996년 한화에 입단한 뒤 줄곧 백업 포수로 뛰다 200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삼성에서는 팔꿈치 수술 후 거의 경기를 뛰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는 지난해 LG에 다시 입단한 뒤 올해 꾸준히 제몫을 다하고 있다.
심광호는 "2군에는 열심히 하지만 기회가 오지 않아 끝내 방황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혹시나 경철이도 그럴까봐 꼭 '희망을 놓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심광호의 말대로 최선을 다한 최경철은 넥센이라는 기회를 얻었다.
최경철은 특히 트레이드 당일 목동 롯데전 선발출장이라는 파격적인 기용으로 넥센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음을 보였다. 그는 그날 처음 맞춰보는 강윤구와의 호흡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며 김시진(54) 넥센 감독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우여곡절 끝에 LG에 자리잡은 심광호처럼, 최경철도 넥센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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