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달라질 것인가.
선동렬 KIA 감독은 지난 6일 넥센을 10-8로 누르고 "선발 앤서니가 개막 이후 가장 잘 던졌다"고 말했다. 앤서니 르루(30)는 선발등판해 7회까지 6피안타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불펜투수들이 8회와 9회 6실점으로 부진해 가까스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앤서니는 앞선 5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7.40으로 부진했다. 미들맨으로 등판한 1경기를 제외하고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템포 빠른 투구에 상대타자들이 적응했고 결정구가 없었고 제구력도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이날은 무사사구에서 드러나듯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워 첫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좋았다. 타선이 1회부터 활발하게 터지면서 지원을 해준 덕도 있었지만 스스로 7회까지 2실점으로 막았다는 점은 향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어깨부상을 딛고 한 달 늦게 가세한 호라시오 라미레즈(33)는 미들맨으로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지난 5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소방수 유동훈의 뒤를 이어 2-2 동점이던 9회초 2사 2,3루 위기에 등판했다. 10회초 2루타와 볼넷을 내주었지만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따냈다. 현재로서는 팀내에서 유일한 필승조 좌완투수이다.
KIA가 개막 이후 마운드가 붕괴된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앤서니의 부진, 라미레즈의 어깨부상이었다. 외국인 투수의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윤석민 홀로 마운드를 이끌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부진은 선발진 뿐만 아니라 불펜의 구성까지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이렇다할 기여도가 없는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의 거취문제를 놓고 고민할 시점이었다. 그런데 두 외국인 투수가 지난 주말 나란히 1승씩을 챙겼다는 점에서 생존의 희망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깊은 시름을 안겨주었던 두 외국인이 앞으로도 희망의 투구를 계속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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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레즈-앤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