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 털어낸 캡틴 한상훈, "C자 떼고 싶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7 13: 40

"C자가 무겁기는 무거웠다".
한화 캡틴 한상훈(31)은 얼마 전까지 마음고생이 많았다. 시즌 전 4강에 도전해 볼만한 전력으로 기대받은 소속팀 한화가 예상치 못한 추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주장 임무를 부여받고 유니폼 왼쪽 가슴에 캡틴을 의미하는 'C'자를 새긴 한상훈에게도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한상훈은 4월 15경기에서 41타수 10안타 타율 2할4푼4리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병살타(5개)와 주루사(3개)로 찬스 때마다 흐름을 끊은 것에 자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5월 6경기에서는 병살타없이 19타수 9안타 타율 4할7푼4리로 놀라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한상훈은 "가슴에 있는 C자가 무거웠다. 팀 성적 좋았으면 괜찮았을텐데 그렇지 않다 보니 힘들었다"며 "주장이 아닐 때에는 몰랐는데 같은 실수를 하나 하더라도 그 전보다 데미지가 크더라. 주장이라는 자리가 끼치는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만큼 팀의 주장으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이제 바닥을 쳤고 다시 반등하는 과정에 있다. 한상훈은 "진작 감이 올라왔어야 하는데 아쉽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항상 팀에 미안했다. 감독님도 많이 답답하셨을 것이다.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리더로서 팀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자신을 끊임없이 자책했다.
한대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보면 너무 착해서 문제다. 그래도 한상훈이 가장 근성이 있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주장으로서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때부터 선수를 하나로 뭉치는 리더십으로 후배들의 신망을 샀다. 본진 뿐만 아니라 잔류군 선수들에게도 따로 신발을 선물할 만큼 하나의 팀워크에 신경 썼다.
그러나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유니폼의 C자를 떼고 싶었다"고 할 만큼 스트레스가 컸다. 하지만 그럴수록 훈련에 집중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돌파구를 찾았다. 한상훈은 "작년에도 5월부터 치고 올라갔다. 좀 더 빨리 올라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 상위권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마음고생을 털어낸 캡틴 한상훈이 앞장서서 독수리의 비상을 이끌기 시작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