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 4’(이하 슈스케4)의 지역 예선이 한창 진행 중이다.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다양한 개성을 가진 도전자들이 ‘슈스케4’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매년 참가자들의 실력이 진화하고 있다”는 ‘슈스케4’ 김태은 PD의 말로 오는 8월, 대한민국의 여름을 뜨겁게 달굴 슈퍼스타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슈스케4’는 지난 5일 오전 10시 부산 벡스코에서 3만 여명이 넘는 도전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2차 지역 예선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9일 제주에 이어 부산이 두 번째 2차 지역 예선지로 결정됐다. 현재 참가 접수를 진행 중인 ‘슈스케4’에는 총 100만 팀의 도전장이 날아 들었다. 이 중 약 19~20%의 참가지원서가 부산 지역에서 접수됐다. 지난해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투개월 등 ‘슈스케’를 주름 잡았던 그룹 참가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이번 ‘슈스케4’에도 그룹 단위의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2~3% 대를 유지했던 그룹 지원자들이 올해는 6%로 급증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케이팝스타’의 우승자는 박지민이었고, 파이널을 앞둔 엠넷 ‘보이스 코리아’에는 유성은, 지세희, 우혜미, 손승연 등이 남았다. 최근 오디션 트렌드는 강한 여풍 현상. 매번 오디션의 계의 새 기록을 써왔던 ‘슈스케’이니만큼 최근의 흐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벡스코를 지배했다. 이날 진행된 부산 지역 2차 예선 현장은 여성 참가자들보다는 남자 출연자들이 강세를 보였다. 제작진은 “참가 지원서를 보면 남녀의 비율이 비슷했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을 찾은 도전자들 중에는 남성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10시, ‘슈스케’ 전문 MC 김성주의 “기적을 노래하라, ‘슈퍼스타K’ ”라는 선창으로 부산 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됐다. 부산 벡스코 야외 광장을 가득채운 도전자들의 열기는 ‘슈스케’ 시즌1 출신인 가수 서인국 외에 걸그룹 달샤벳, 아이돌그룹 M.I.B의 축하 공연으로 한층 뜨거워졌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선착순으로 오디션 응시 순서가 진행되는 만큼 많은 참가자들이 새벽부터 벡스코에 몰려와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오전 11시부터 지원자들에게 번호표가 배부됐으며 오후 1시, 본격적으로 예선이 시작됐다.
설치된 부스는 총 27개. 여기에는 30대, 10대, 주니어 전용 부스가 포함된 숫자다. 연령 별 신청자 수가 다르기 때문에 원활한 장내 운영을 위해 올해부터 여러 아이디어가 적용된 것이다. 전국 지역에서 도전자들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스 개수를 늘렸다. A~Z까지 총 26개 오디션장에 그룹 도전자들의 위한 그룹 오디션룸까지 총 27개가 풀 가동됐다. 대기하는 이들을 위해 진열한 의자만 해도 약 1만 개에 달했다. 끝이 안 보일 만큼 늘어선 의자와 오디션 장을 열심히 누비는 김태은 PD와 만났다. 그는 “부산 지역 오전 추산으로 볼 때 3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년째인 만큼 어느 정도 감이 오는데 작년 3만 명보다 확실히 많다”고 내다봤다. ‘슈퍼스타K’는 동시간대 방영되는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압도하는 독보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김태은 PD는 “프로그램 구성은 지난 시즌과 차별화해 준비했다”면서도 “시청자들에게 높은 만족을 드리기 위해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대 부탁드린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각 부스 앞에는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슈스케’ 서포터즈가 자리하고 있었다. 장내를 돌며 참가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혼란스러운 오디션을 정리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이들이다. 부산에 위치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구성된 서포터즈들은 자원 봉사의 형태로 ‘슈스케’ 지역 예선에 힘을 모았다.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서포터즈 이지은, 고보송, 이양경(21) 양은 추억 만들기 “이제는 전국적인 축제가 된 ‘슈스케’와 함께 해 즐겁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많이 놀랐다”고 입은 모은 세 사람은 “후반부로 갈수록 실력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보는 입장에서 놀라고 있다”고 지친 기색 없이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들은 “서포터즈의 임무는 지원자들이 몰리는 시간에 현장을 정리하는 일이다. 접수를 받고 줄을 만들어 정돈한다. 하지만 협조를 잘 해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기억에 남는 도전자를 묻자 “보라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 지원자를 봤다. 무척 인상에 남았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외모를 가진 도전자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고 건투를 빌었다.
‘슈스케’는 기타, 베이스, 젬베 등 손으로 운반이 가능한 악기의 사용을 허락한다. 예선 현장에는 기타를 어깨에 맨 참가자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지원자들은 대부분 3~4년 정도 연주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이상이었다. 오디션에서 악기 연주는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가산점이 부가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참가자들을 배려한 제작진의 결정이다. 운반이 어려운 건반 연주자들을 위해 부스 한 곳에는 키보드가 설치됐다. 좁은 오디션장을 가로질러 놓인 키보드를 연주하기 위해 많은 지원자들이 긴장된 몸짓으로 줄을 섰다. 밴드를 조직해 ‘슈스케’에 지원한 도전자들을 위해 제작진은 드럼과 키보드를 제공했다. 그룹 도전자 중에는 하모니를 중시한 보컬 중심의 팀이 대부분. 아쉽게도 현장에 머무는 동안 드럼 소리는 한 차례도 들리지 않았다.

‘슈스케4’는 부산에 이어 오는 12일 광주, 19일 강원도 원주, 28일 대구, 6월 2일 인천, 17일 대전에서 2차 지역 예선을 진행한다. 끝으로 오는 7월 7일과 8일, 양일에 걸쳐 서울 지역 예선을 마무리한 후 오는 8월 17일 시즌 4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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