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시즌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호곤(61) 감독은 물론 선수들 모두가 무덤덤한 모습이다.
울산은 지난 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후반 40분 터진 고슬기의 짜릿한 중거리슛이 전남의 골망을 흔든 것. 울산은 7경기 연속 무패(4승 3무)를 달리며 수원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울산의 1위 도약은 사실상 시즌 처음이다. 3월 16일에도 1위가 된 적은 있었지만 단지 경기를 일찍 치러서였다. 울산은 다음날인 17일 2위로 내려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가장 마지막으로 경기를 소화했음에도 울산의 순위는 1위였다.

하지만 울산에 특별한 기쁨은 없었다. 선두 도약은 대단한 일이지만 김호곤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경기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전 김호곤 감독은 이기면 1위로 올라선다는 질문에 "모른다. 우리는 그냥 승점 3점만 챙길 뿐이다. 수원과 대전 경기도 보지 않았다. 5월까지는 뒤도 안 보고 전진만 할 거다"고 답했다. 즉 코 앞의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지, 다른 것들에 대해 계산은 일체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결승골을 넣은 고슬기도 선두 도약에 대해 같은 반응이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다시피 (리그 운영은) 마라톤 선두론과 같다.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 경기 결승전과 같이 해야 한다. 지지 않는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했다.
울산이 선두 도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순간인 현재에 만족하다가 장기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것.
김 감독은 "1위를 달릴 때에는 상당한 압박을 당한다. 잘 하다가도 어느 시기에 계속해서 무너지는 수가 있다. 우리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있는 팀이다. 잘못하면 내림막으로 갈 수도 있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계속되는 5월까지는 잘 버텨야 한다"며 기쁨을 누리기 보다는 마음을 잡는데 집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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