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후반 터진 김태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최근 6경기 무패행진(3승3무)과 함께 홈 무패(5승1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시작 28초 만에 터진 최태욱의 골이 승점 3점의 발판이 됐다. 최태욱은 왼쪽 측면에서 고명진이 찔러준 땅볼 크로스를 왼발로 때려 선취골로 연결했다. 올 시즌 최단시간에 터진 골이자 최태욱의 시즌 첫 골이었다.
최태욱은 "어린이날인데다 홈경기로 관중들이 많이 오셨기에 승점 3점을 더해서 기쁨을 드리자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도 돼)기쁘다"며 "마수걸이 골이 터졌기 때문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올 시즌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데다 교체로 나가서도 출전시간이 길지 않아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줄 여건이 되지 않았다. 컨디션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최태욱이 가장 기뻤던 것은 아들의 기대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고의 축구선수라면 아빠를 꼽았던 아들이 경기 전 최태욱에게 부탁했던 것이 있었기 때문.
최태욱은 "8살인 첫째 아이가 오늘 경기 하기 전에 '아빠 꼭 골을 넣었으면 좋겠어. 제발 골 넣어줘'라면서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면서 "그래서 오늘 경기에 나선다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최태욱은 골을 넣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경기를 하루 앞둔 4일 최용수 감독은 어린이날을 맞아 자식을 둔 유부남 선수 6명에게 케이크를 선물한 것.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부탁한다는 일종의 뇌물(?)이었다.
전성기와 같은 폭발력은 아니지만 최태욱의 득점포가 터지면서 서울은 공격 옵션이 더 늘어나게 됐다. 노장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서울의 상승세도 살아나게 됐다. 두 가지 이유를 충족시킨 최태욱의 활약이 더욱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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