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패스 강조하고 또 '강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5.07 11: 50

"패스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그러한 점을 더 보완해야 한다".
울산 현대가 선두로 올라섰다. 꾸준히 선두권과 승점 차를 유지하며 조용히 시즌을 소화해 온 울산은 11라운드에서 선두 도약의 기회를 포착,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데 성공하며 1위로 올라섰다. 다른 팀의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울산 자신들의 축구에만 집중한 결과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항상 다음 경기에 상대할 팀만을 생각한다. 김 감독에게 그 다음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매 경기를 결승전과 같이 임하고 있는 것. 그런 이유로 지금의 1위 도약은 김호곤 감독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직 11라운드밖에 안됐기 때문. 앞으로 33라운드나 남았고, 마지막 44라운드에서 1위 자리를 지켜야 진정한 1위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최근 김호곤 감독은 선수들에게 패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종라운드인 44라운드에서 1위를 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패스이기 때문.
사실 울산이 단 1경기만을 치른다고 했을 때 패스의 중요성은 김호곤 감독이 강조하는 만큼은 아니다. 울산의 측면 자원이 빠른 스피드와 높은 기술을 갖고 있어서다. 공간 패스를 시도하면 상대 선수보다 빨리 공을 낚아 공격으로 이어가기 때문. 하지만 이런 플레이는 체력 소모가 크다. 1경기만 놓고 본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그다지 좋은 플레이가 아니다.
울산은 현재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 중이다. 앞으로는 FA컵 일정도 추가된다. 말 그대로 혹독한 일정이다. 체력적인 문제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처럼 무패 행진을 이어간다면 다행이지만, 단 한 번의 패배가 연패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이 "잘 하다가도 어느 시기에서 계속 무너질 수가 있다. 우리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는 팀이다. 잘못하면 내리막으로 갈 수가 있다"고 말할 정도.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김호곤 감독은 패스를 내세웠다. 김 감독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요구되고 있다. 패스가 정확히 들어가야만 체력이 적게 소모된다. 긴 패스를 시도해서 공격수들이 뛰게 되면 체력 소모는 엄청나게 커진다"며 팀의 장기적인 운영에 있어서 패스의 정확성이 1순위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문전까지는 어떻게든 간다. 하지만 좀 더 세밀함이 필요하다.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그러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만 득점 기회를 만들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며 "세밀한 패스를 원하기 때문에 고슬기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호곤 감독이 말하는 것처럼 세밀하고 빠른 패스를 시도할 수 있다면 선수들의 활동량은 줄이면서도 상대가 체감하는 활동량은 지금보다 배가 될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울산의 1위 질주는 순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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