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박찬호, 공격력 뒷받침되면 10승 가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8 06: 27

"공격력만 뒷받침되면 10승 이상도 가능하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는 개막 한 달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중 13위. 투구이닝도 27⅔이닝으로 역시 공동 13위에 랭크돼 있다. 우리나이 불혹의 베테랑이지만 평균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런데도 1승2패로 승수보다 패수가 많은 아쉬움도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에 대해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기대했다. 사실 캠프 때 찬호를 선발로 정한 상태였다. 젊은 투수들의 사기 문제 때문에 선발을 미리 정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찬호를 따로 불러 선발로 쓰겠다고 말했었다"며 "작년 일본에서도 5회까지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나도 그때 TV로 인상 깊게 봤다. 선발 쓰기로 마음 먹을 때부터 어느 정도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공격력이 좀 더 뒷받침되면 충분히 10승 이상도 가능하다. 공격력이 제대로 안 받쳐주는 게 아쉽다"며 "낮경기에도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을텐데 베테랑답게 경기운영을 잘한다"고 평가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박찬호는 그냥 베테랑이 아니라 상 베테랑이다. 경험 많은 투수답게 잘 던지더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박찬호는 주자가 있을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불과 1할2푼5리로 규정이닝 투수 중 롯데 고원준(0.056) 다음으로 낮으며 주자가 있을 때 피안타율도 1할9푼6리밖에 되지 않는다. 위기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마운드 운영능력으로 노련한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퀄리티 스타트한 3경기에서 1승2패를 당한 건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2패 이상 당한 투수는 KIA 서재응과 박찬호 뿐이다. 박찬호는 퀄리티 스타트 3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팀 타선으로부터 6득점밖에 지원 받지 못했다. 퀄리티 스타트 경기에서의 9이닝당 득점지원이 2.9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박찬호는 개인의 승수 하나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내가 던지는 것만 해도 바쁘다"며 "타자들이 안 좋은 것이 아니다. 잘 하고 있는데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게 많았다.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 타구들이 하나둘씩 안타가 되고 투타의 박자가 맞으면 좋아질 것이다. 김태균도 있고, 최진행도 왔기 때문에 조만간 치고 올라갈 것이다. 그때부터는 우리 타자들에게 쉬운 공을 던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로 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찬호는 시즌 전 개인적인 목표로 10승을 잡았다. 하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공주고 18년 후배 투수 안승민이 구원으로 나와 승리를 날렸을 때에도 "미안해하지 마라. 네 마음이 더 쓰라리다"며 감싸안았다. 그에게는 10승이라는 결과보다 10승을 향해 가는 과정이 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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