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세리머니' 구자철, "골 넣겠다는 확신 있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5.08 07: 01

"골을 넣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분데스리가서 임대신화를 쓴 구자철(23, 아우쿠스부르크)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른 새벽 도착한 구자철의 얼굴은 밝았다. 지난해 빨리 귀국하고 싶었던 감정은 어느새 없어졌고 분데스리가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는 자신감이 넘친 모습이었다.
지난 5일(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SGL 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와 2011-2012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최종전(34라운드) 전반 34분 헤딩 결승골을 넣은 그는 한국에서 '개념 청년'이 됐다. 바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문구가 적혀 있는 세리머니가 TV화면에 잡히면서 그 의미가 알려진 것.

구자철이 펼친 골 세리머니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첫 번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난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같은 날 부친상을 당한 개그맨 나도야(41·본명 최두영)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또 마지막으로 그는 K리그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고 윤기원(전 인천)을 추모했다. 고 윤기원은 지난해 5월 6일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살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망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자철은 "5일에 골을 넣을 것이라고 나 스스로 직감을 했다. 그래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면서 "꼭 골을 넣고 싶었기 때문에 성적과 관계없는 마지막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출전했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기 나서기 전에 상주 시청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나도야 씨에 대한 소식도 알게 됐다"면서 "또 고 윤기원 선수에 대한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세리머니를 실시했다. 골을 못 넣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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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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