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90번째 윤완주의 조용한 반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5.08 10: 50

KIA 대졸 루키 윤완주(23)는 2012 신인 지명회의에서 10번째로 낙점 받았다. 전체 10번째가 아니라 KIA가 뽑은 10명의 신인 가운데 맨 마지막 선수였다. 전체 순위로는 90번째 였다. 윤완주보다 낮은 지명 순위자는 단 두 명 뿐이다.
윤완주의 'SUN 키드'이다. 선동렬 감독은 미야자키 가을 훈련을 지켜본 뒤 윤완주를 애리조나 전지훈련 명단에 집어 넣었다. 그는 발 빠르고 수비 좋고 센스를 갖춘 선수를 좋아한다. 운완주가 몸집(키 178cm, 몸무게 77kg)은 작지만 날렵하고 다용도 복합기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는 외야까지 겸업시켰다. 그리고 오키나와 실전캠프, 시범경기를 거쳤다. 이미 선 감독의 마음속에는 윤완주는 1군 내외야 전천후 백업요원이었다. 대수비 뿐만 아니라 대주자와 대타 요원으로 낙점했고 개막전 엔트리에 윤완주를 포함시켰다.

드래프트 90번째 선수가 대망의 1군 엔트리에 들어간 것이다. 파격적인 발탁이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대타와 대수비로 조금씩 얼굴을 비추었다. 성적표는 15경기 20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6푼3리, 3득점. 5월 5일부터는 이틀 연속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명의 백업요원이었지만 팀을 구하는 능력도 있었다. 지난 6일 넥센전에서 9-1로 앞서다 10-8까지 추격당한 9회초 2사 1,2루에서 김민우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더니 2루에 토스해 가까스로 경기를 끝냈다.
만일 안타가 됐다면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2루와 3루에 교체멤버가 투입되면서 수비진이 허술해진데다 마운드의 박지훈도 크게 흔들렸고 대기하는 투수도 없었다.  그는 이날 멀티히트(2안타)를 기록했고 3루수에서 유격수도 이동해 기막힌 호수비로 팀의 패배위기를 건져냈다.
윤완주는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고 이제 1군의 당당한 일원으로 가슴을 활짝 펼 수 있게 됐다. 투수들의 부진과 야수들의 실책 등 답답한 플레이에 시름에 잠긴 선 감독에게는 분명 신선한 바람이다. 'SUN 키드' 윤완주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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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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