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홍대 이병헌’ 소란, 발칙한 위트가 담긴 러브송[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05.08 09: 22

 “제가 홍대 이병헌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 바로 밴드 소란의 보컬 고영배가 자신있게 내뱉은 말이다. 홍대 공연 중 팬들에게 직접 이병헌 소리를 들었다는 고영배는 지난 2009년 직접 만든 데모를 들려주며 멤버들을 섭외, 지금의 소란을 만들었다.
소란은 자신이 이병헌이라 주장하는 고영배를 비롯, 베이스를 치는 서면호, 드럼에 편유일, 군 복무 중인 기타 담당 이태욱으로 이뤄진 4인조 밴드. 이들은 2010년 데뷔해 특유의 달달한 러브송으로 각종 페스티벌의 루키로 선정되며 주가를 올렸다.
소란이 최근 발매한 첫번째 앨범 ‘네추럴’은 소란스러운 팝과 록의 집약체다. 발칙한 상상력과 톡쏘는 어휘, 달달한 보이스가 합쳐져 유쾌한 러브송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대중적이면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멜로디가 온 몸을 휘감는 듯 하다.

특히 타이틀 곡 ‘살빼지 마요’는 위로와 위트가 공존하는 노래로, 양념과 후라이드 치킨 사이에서의 갈등과 여자의 다이어트 고민까지 적절히 넣은 비빔밥 같은 음악이다. 더불어 통통한 그녀를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남자의 시각은 이 노래를 남녀에게 모두 각광받을 사랑스러운 곡으로 탄생시켰다.
최근 만난 소란은 유쾌한 음악만큼이나 웃음이 가득했고 달달한 노래처럼 부드러운 말투로 기자를 맞았다. 군 복무 중인 이태욱을 뺀 세 명만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홍대에서는 유명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생소한 이들. 소개를 부탁했다.
“안녕하세요. 홍대 이병헌입니다. 올 해 30살이고요. 추계예술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입니다. 하하. 현재는 최강희씨 라디오에 고정게스트로 참여도 하고 있어요. 유명 밴드인 몽니, 10cm세션도 했었고요. 이병헌이라는 말은 자칭으로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 분명 공연할 때 이병헌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후로 밀고 있지요.하하”(고영배)
“28살 편유일입니다. 드럼을 맡고 있고요. 2003년도에 드럼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UCC로도 드럼치는 영상을 많이 게재했었는데 덕분에 온라인상에서 유명인사가 됐죠. 30살인 면호 형은 10cm에서 활동도 한 바 있어요. 하정우 닮지 않았나요?”(편유일)
다들 맡은 바에서 수준급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들로 구성된 소란. 이들은 오래 같이 해오진 않았지만 그 시너지는 대단하다. 노래에서는 마치 10년을 함께해 온 사람들처럼 좋은 호흡을 냈다. ‘살빼지 마요’는 공개 직후 음원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는 등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 노래가 탄생된 비화가 있어요. 제가 실제로 치킨을 시켜놓고서, 너무 기분이 좋은거예요. 들뜬 마음에 기타치면서 급 만든 노래에요. 처음에는 치킨 이야기밖에 없었어요. 장난삼아 쓴 거를 핸드폰에다가 녹음했다가 눈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역시 장난스럽게 쓴 곡에서 명곡이 나오나봐요. 이 노래를 조금 로맨틱하게 바꿨어요. 다이어트 때문에 고민하는 여자친구에게 충분히 예쁘니까 신경쓰지 말라는 이야기로요(웃음)”(고영배)
 
소란 멤버들은 오랫동안 같이 하지 않은만큼 서로를 배려하며 장점만을 녹여내고 있었다. 이들의 앨범 역시 최대한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곡은 대부분 영배가 만들고 만들어진 곡에 저와 유일이가 의견을 내면서 수정작업을 해요. 셋이 모여서 새롭게 편곡도 해보고요.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죠. 서로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기 마련이니까 최대한 대화로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면서 의견을 좁혀가죠.”(서면호)
노래도 좋고, 심지어 고영배는 입담도 대단했다. 유쾌한 이들이 홍대에만 있기에는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방송 출연에 욕심나지 않은지 물었다.
“방송 활동 많이 하고 싶어요. 제야의 고수처럼 묻혀지내고 싶은 팀이 아니에요.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죠.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방송 출연도 환영이에요. 불러주는 곳 어디라도 나갈 의향이 있어요”(고영배)
그간 많은 앨범에 참여하고 만들어낸 소란에게 이번 정규앨범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홍대에 출연한 이후 많은 레이블에서 계약 제안이 쏟아져 들어온 실력있는 이 팀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정규 앨범이기 때문에 주변 기대도 상당했을 것이다.
“정규 앨범이라 완전히 남다르더라고요. 미니앨범과 싱글은 레이블 소속 전이었는데 레이블에 들어온 뒤로 만들어낸 첫 정규앨범이거든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이 작은 씨디 안에 담아낸 다는 것이 상당히 불안하더라고요. 그런데 레이블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했더니 훨씬 완성도도 높고 만족감도 있었어요. 자신있어요. 앨범 전곡을 듣고 좋아해주시리란 믿음이 있어요. 전 곡에 똑 같은 공을 들였거든요.”(고영배)
소란의 음악은 대체로 러블리했다. 연애에 대한 달달한 마음을 직설적이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소란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남자친구’가 아닐까.
“저희 음악을 들으면 마치 연애하는 기분이 들거예요. 저희가 목표로하는 음악이 듣기 쉬운 음악을 하자는 건데, 또 잘 들어보면 내공도 있어요. 디테일함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있죠. 뻔하지만 질리지 않고 또 듣고 싶은 음악. 그게 저희 매력이에요. 이런 음악을 계속 만들어서 대중 마음에 기억되고 싶어요.”(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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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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