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원한다면 스타가 되는 세상이다. 엠넷 ‘슈퍼스타K’, ‘보이스 코리아’,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등 전부 꼽기도 힘들 만큼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 조금 다른 방식으로 관심을 끄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 있다. KBS 2TV ‘안녕하세요’와 tvN ‘화성인 바이러스’, ‘화성인 X-파일’이다. 기이한 생활 방식으로 지인들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나 출연 자격을 갖는다.
지난 7일 방송된 ‘안녕하세요’는 8.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집계)를 기록하며 월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6.9%,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7.4%보다 높은 수치다. 각각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자정 전파를 타는 ‘화성인 X파일’과 ‘화성인 바이러스’는 케이블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고 방송 다음 날이면 반드시 온라인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날 ‘안녕하세요’는 23년 동안 스킨십을 못해 본 청년과 누나들 사이에서 자라 여린 감성을 지닌 이종격투기 울보 감독이 자리했다. 앞서 TV마니아 아버지, 여성스러운 외모와 달리 남자 목소리가 나는 여성 참가자, 지구 멸망에 대비하는 괴짜 여동생 등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렇듯 ‘안녕하세요’는 놀랍기는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친근한 참가자들을 초대한다.
반면 두 ‘화성인’은 강력하다. 경악할 만한 4차원 화성인들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성형 중독자, 맞선만 330번 본 남자, 만화 캐릭터와 연애 중인 십덕후 등 방송 후 유명 인사가 된 화성인도 많다. ‘화성인’에는 프로그램 성격만큼 독특한 섭외 비화가 있다. 바로 화성인은 화성인 끼리 모여 다닌다는 것. 프로그램 관계자는 “출연자 대기실에 가보면 또 다른 화성인이 친구와 함께 방송국 구경을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안녕하세요’는 초반 신동엽, 이영자, 컬투(정찬우, 김태균) 등 막강 MC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영자와 신동엽의 호흡을 훌륭했지만 컬투와 이영자, 신동엽의 진행 방식은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영자는 프로그램의 홍일점인 나를 대우해 달라며 웃음을 유도하면서도 솔선수범해 망가지길 꺼리지 않았다. 몸을 사리던 컬투도 신동엽과 모의해 이영자를의 말꼬리를 잡고 놀리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환상의 팀워크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김구라, 김성주, 이경규의 까칠한 진행이 빛을 발했다. 김성주의 진행에 시청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꼬집어 내는 김구라의 독설, 시니컬한 이경규의 리액션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연히 방송 중단을 선언하며 하차한 김구라의 공석은 ‘화성인 바이러스’에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김구라를 대체할 만한 MC를 찾기 위해 제작진 역시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화성인 바이러스’, ‘화성인 X파일’ 등은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각 프로그램은 개성 넘치는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당황하고 크게 웃지만 결국은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차이를 차별로 연결시키는 우리 사회의 습관적 사고 패턴을 바꾸는데 기여하겠다”던 ‘화성인 바이러스’ 관계자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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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