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soul을 만나다] 이상봉 “버스커버스커? 딱 들으면 알지” ➁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2.05.08 11: 41

-트렌드를 보는 ‘촉’, 최고의 디자이너를 만들다
이상봉이 바라본 한국 패션의 미래는 밝다. 빠른 흡수력, 역행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열린 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이런 것들이 한국사회가 짧은 시간 안에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이며, 곧 어느 나라 못지않게 패션을 리드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상봉 개인이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특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지만 ‘디자인’ 하나만을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이상봉은 “탁구를 좋아하고, 한 때는 춤에 빠져 발가락에서 피가 날 정도로 춤춰본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 장소에서 흐르는 최신 가요를 듣고 단번에 ‘버스커버스커’인지, ‘울랄라세션’인지를 구별해 기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세상사에 누구보다 민감했던 고 앙드레 김에 맞먹는 트렌디한 감각이 돋보였다.
호기심과 고집을 한몸에 갖춘 이상봉은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가 되 50년 한국 디자인 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많은 디자이너들이 모인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창립을 주도하고 회장이 되었다. 이번 연합회는 그동안 각 디자이너들이 개인별 또는 소규모로 활동하면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단합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 인식하에 출발했다.
디자이너들은 그들이 만든 옷만큼이나 각자의 개성과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결국은 그들이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이유는 하나다. 한국 패션계의 발전, 글로벌화, 디자이너들의 권익보호.
명예욕도, 구속도 싫어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이 회장 역할이라는 짐 아닌 짐을 짊어진 것도 이러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한국 디자인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혹 누군가는 이러한 연합회가 결국은 힘을 합쳐 싸워 권력행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기본적인 의식주는 패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것들은 패션을 벗어나서는 하루도 영위할 수 없어요. 결국 디자이너는 그 시대와 호흡하고 소통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제각각 너무 작은 소리라 외부에 전달되는데 한계점이 있었어요.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고 그것을 고쳐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죠. 삶의 질을 바꾸는 것도 디자이너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의 그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려는 거예요.”
디자이너 이상봉은 우리의 사라져가는 문화들을 다시 부활시켜 현대에서 미래까지 연결되게 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회장을 기꺼이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31년 디자이너라는 외길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는 외도(?)하지 않은 삶에 대한 선물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결과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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