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만큼 팀내 입지가 알찬 선수는 흔치 않다.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유격수 강정호(25)는 올 시즌 거포 본능을 마음껏 발산하며 팀의 중심타선으로서 역할을 톡톡이 해내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8일 목동 LG전에서 팀이 2-0으로 뒤지고 있던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뒤 전광판을 맞추는 큼지막한 시즌 9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팀은 비록 2-8로 패했으나 강정호는 2-1로 따라가던 6회초 2사 만루에서 2루 뒤로 빠지는 공을 잡아내는 호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기도 했다.

강정호는 이날 홈런으로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이외에도 장타율 1위(.768), 득점 공동 1위(19점), 타점 2위(22점), 타율 3위(.341), 출루율 4위(.426) 등 안타와 도루를 제외한 모든 타자 랭킹 5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으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의 든든한 간판 타자인 강정호는 부모님의 듬직한 아들이기도 하다. 그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마침 광주 KIA전이 있던 일정 덕분에 주말에 광주 집에 다녀왔다. 강정호는 4월 MVP로 뽑혀 받은 상금을 모두 어버이날 선물로 내놓았다. 할머니께도 용돈을 드리는 살뜰함을 보였다.
강정호는 이날 경기 전 용돈 이야기와 함께 "이 정도면 효자죠?"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강정호가 드린 용돈보다 이날 그가 쏘아올린 홈런이 부모님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해드렸을 듯 하다. 팀의 패배로 빛은 바랬지만 어버이날 선물로서는 최고의 홈런이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