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자신감이 생겼다. 모두 와이프와 아기 덕분이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2012년을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만들 기세다. 김태균은 올해 24경기에서 84타수 39안타 타율 4할6푼4리 4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안타에 출루율(0.549)까지 전체 1위. 특히 타율은 2위 이승엽(삼성·0.349)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며 부동의 리딩히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활약.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일까.
시즌 직전 김태균은 "히든카드가 있다. 천천히 서프라이즈하게 보여주겠다"는 말로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는 히든카드에 대해 "기술적인 건 없다"고 말은 아낀 뒤 "내 히든카드는 와이프랑 아기다. 그 전에는 나 혼자였기 때문에 야구에 50% 집중했지만 이제는 100% 집중하고 있다. 우리 와이프와 아기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나는 다른 신경 쓸 일 없이 야구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모든 공을 가족들에게 돌렸다.

김태균은 지난 2010년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 김석류씨와 결혼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김태균의 홈런 영상과 잘 맞을 때 타격 장면을 따로 편집해 보여줄 정도로 내조에 열성이다. 영상에 그래픽까지 넣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다. 김태균은 "아이 키우기도 힘든데 나를 위해 고생을 사서 한다"며 고마움을 나타낼 정도. 여기에 지난해 태어난 딸 효린양의 존재도 김태균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뒤부터 김태균은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한화에 공식 복귀하기 전부터 개인 훈련으로 체중을 감량하며 몸을 만들었고, 팀에 들어온 뒤에는 그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김태균은 "워낙 연습량이 많았다. 준비 기간 동안 운동량을 많이 늘렸고, 연습을 한 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과거 김태균이 100% 야구에 올인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지금은 오로지 야구에만 온 힘을 쏟고 있다.
야구에 대한 소중함은 김태균이 독종이 된 이유다. 그는 "일본에 있을 때 느낀 게 야구의 소중함이었다.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려 한다. 안타 뿐만 아니라 볼넷으로 출루해서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4번타자이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상황에서는 해결해야겠지만 다른 선수들을 믿고 함께 하려 한다. 팀과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무엇이든지 다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역시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실제로 김태균은 102타석 중 안타 39개, 볼넷 16개, 사구 1개로 총 56번이나 출루했다. 출루율은 무려 5할4푼9리. 둘이 죽는 병살타는 한 번밖에 없다. 과거에 안타 2개를 치고 만족했다면 이제는 안타 3개를 쳐야 스스로에게 만족감이 든다. 시련을 통해 야구의 소중함을 느꼈고,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김태균은 어느 때보다 이를 악 물고 세차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한 타석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김태균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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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