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으로 돌아온 한화, 어떤 유무형적 효과가 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9 11: 18

한화가 집으로 돌아왔다. 비상의 발판도 마련됐다.
한화는 지난 8일 리모델링된 대전구장에서 뒤늦은 홈 개막전을 치렀다. 에이스 류현진이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뒤늦게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3-2 재역전승 했다. 최근 4경기에서 3승1패로 상승 조짐. 무엇보다 대전 홈으로 돌아온 것이 크다. 한화에게 대전 복귀는 어떤 유무형적 효과를 가져다올까.
한화는 개막 후 한 달간 '제2의 홈' 청주구장에서 10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10경기에서 3승7패로 곤두박질쳤다. 기본적으로 투타에서 엇박자를 그린 게 문제였지만, 청주에서 컨디션 관리에 실패한 영향도 컸다. 출퇴근하는 홈이 아닌 숙소생활이 계속 되다 보니 원정의 연속이 됐다. 선수들의 피로가 알게 모르게 쌓여갔다.

김태균은 "그동안 전지훈련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캠프에 다녀온 후 쉬지 않고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다보니 캠프가 길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동이 많아 피로하고 지치고 힘이 없어진 게 사실이다. 개막전 때부터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태균이 이 정도로 말했으니 다른 선수들은 오죽했을까.
김태균은 "오랜만에 대전 홈으로 돌아 오니 좋다. 집에 오니까 편하다"며 "집에서 출퇴근하다 보니 심적으로도 안정된다"고 했다. 박찬호도 "이제 집이란 느낌이 든다. 경기 전 편하게 쉴 수 있게끔 잘 되어있다. 대화도 하고, 음악도 듣고, 소파에 앉아 쉬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개인능률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여상도 "대전구장에는 웨이트 시설도 있고 언제든지 러닝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출퇴근이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훈련할 수 있고, 남아서 훈련할 수도 있다. 훈련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 때문에 개인 훈련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선수들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홈 개막전을 마친 뒤 주장 한상훈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구장에 남아 나머지 개인 훈련에 임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여기에 천연잔디가 아니라 인조잔디를 쓰게 된 것도 팀 수비의 안정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난해 석면 파문으로 내야의 흙이 교체돼 땅이 다져지지 않은 천연잔디 구장이 많은데 올해 한화의 실책 16개는 천연잔디 구장의 불규칙 바운드 영향이 컸다. 지난 주말 대구 3연전부터 한화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4경기 연속 무실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몇몇 야수들도 "아무래도 인조잔디가 수비에 편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늦어질 대로 늦어진 대전구장 리모델링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공이 되지 않은 3층 증축 관람석을 개방하지 않았고, 대형 현수막으로 가리려 했으나 공사 중인 철근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KIA 선동렬 감독은 "현수막의 흰 바탕에 공이 들어가면 타구가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할 만큼 미봉책이었다. 여기에 훈련 중에도 대형 공사차량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있었고, 곳곳에 먼지와 시멘트 냄새가 풍겼다. 손님맞이를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1만600석 전좌석이 매진됐지만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
대전구장은 오는 6월 중순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모두 마칠 계획이다. 당초 시즌 전 완공에서 5월말 그리고 6월 중순으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 리모델링 공사가 끝마칠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다행인 건 대전으로 돌아온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고 개인 훈련 시간을 대폭 늘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균과 박찬호는 "홈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이번이 상승할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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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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