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고민' 라미레즈, 선발이냐 중간이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9 07: 30

라미레즈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KIA 외국인 좌완 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즈(33)는 지난주부터 1군 무대에 합류했다. 4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 중이다. 불펜투수이지만 4⅓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에 탈삼진 없이 4실점으로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특히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에 실책까지 범해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라미레즈는 지난 2월 중순 KIA와 뒤늦게 계약했다. 당초 앤서니 르루와 함께 알렉스 그라만을 영입한 KIA는 그러나 알렉스의 팔꿈치 이상이 발견되자 그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대체 자원으로 라미레즈를 데려왔다. 메이저리그 8시즌 통산 169경기에서 40승35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한 베테랑 좌완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어깨 통증으로 시즌 개막 한 달을 빠졌고 5월에야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1군에 들어온 뒤에도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 아쉬운 건 그의 활용도가 팀 사정과 잘 맞지 않다는 점이다. 팀은 선발이 필요한데 선수 본인은 구원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마무리로 점찍은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을 원하기 때문에 특이한 경우라 할 만하다.
선동렬 감독은 "일요일(13일) 라미레즈의 선발 기용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이 중간이 편하다고 한다. 3년간 중간 투수로 던져서 그런지 캠프 때부터 중간으로 던지고 싶어했다"며 "지금 우리팀은 선발이 필요하다. 라미레즈의 선발이 되지 않을 경우 2군에서 (선발 자원을) 불러야 할 것"이라는 말로 고민을 드러냈다.
KIA는 윤석민·서재응·앤서니·김진우로 4인 선발 로테이션이 구축돼 있다. 당초 기대한 박경태가 2경기 만에 선발에서 낙마한 게 크다. 우천 연기된 6경기 덕분에 선발진 운용에 숨통이 트였지만 언제까지 비에만 의존할 수 없다. 좌완 양현종에 대해서도 선동렬 감독은 "최대한 몸 상태가 올라올 때까지 참겠다"고 할 만큼 완벽한 컨디션을 바라고 있다.
양현종 뿐만 아니라 한기주도 마찬가지. 선동렬 감독은 "양현종과 한기주가 돌아오기 전까지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기간 동안 전력 누수를 최소화할 키가 라미레즈다. 그러나 라미레즈의 구위와 전반적인 투구내용은 인상적이지 못하다. 선동렬 감독도 "선발이 안 되면 중간밖에 쓸 수 없다. 마무리로는 쉽지 않다"며 라미레즈의 마무리 기용에 대해 선을 그었다. 
외국인선수 복이 없기로 소문난 선동렬 감독은 고향팀 KIA 부임 첫 해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라미레즈 고민 해결하지 않으면 당분간 KIA의 마운드 운용은 더욱 힘들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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