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이끄는 첼시가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물러설 수 없는 배수의 진을 치게 됐다. 리버풀전에서 '도박'을 건 결과였다.
첼시는 9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서 리버풀에 1-4로 대패, 4위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다.
이날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대비해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빼고 경기에 임했다. 골키퍼 페트르 체흐를 비롯, 후안 마타와 프랑크 람파드, 디디에 드록바, 애슐리 콜 등이 빠진 첼시는 징계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없는 존 테리와 하미레스 등 주전을 일부만 기용했다.

허전한 라인업은 전적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위한 선택이었다. 리그 4위의 가능성이 실낱 같이 남아있었다고는 하지만 자력으로는 불가능했다. 아스날 토튼햄 뉴캐슬 중 2팀이 최종전에서 패하지 않는 이상 첼시가 4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은 없다. 결국 디 마테오 대행은 보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선택한 것.
지난 주 FA컵 우승으로 더블 달성의 발판을 마련한 디 마테오 대행은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했던 혹독한 일정을 고려했다. 결국 리버풀전에서 백업 선수들을 대거 기용,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결과는 1-4 대패였지만 디 마테오 대행은 "아무런 후회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가진 스쿼드 안에서 모든 에너지와 선수들을 사용해서 여기까지 왔다. 4위 경쟁과 2개의 결승전을 계속해나가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디 마테오 대행의 주장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마이클 에시엔의 자책골과 존 테리의 실수 등 내부적 요인이 빌미가 돼 대패했지만 디 마테오 대행은 "리버풀이 적절한 타이밍에 골을 넣었다. 그들이 이길 만한 경기였다"고 상대를 칭찬했다.
이날 패배로 사실상 4위 경쟁에서 밀려난 첼시는 리그 최종전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을 남겨두게 됐다. 따라서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리그 4위 경쟁을 포기하고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한 결과가 준우승으로 끝난다면 디 마테오 대행의 도박이 구설수에 오르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날 경기 결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배수의 진을 치게 됐다. 반드시 우승을 일궈내야 하는 첼시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더블 달성에 성공하고 행복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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