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닝요의 특별 귀화에 '핏줄'이 그리 중요할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5.09 18: 19

대한축구협회가 대한체육회의 비추천에도 에닝요(31, 브라질)의 특별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축구협회의 에닝요에 대한 특별 귀화 추천서 발급을 거부했다. 대한체육회는 "에닝요가 경기력 강화의 목적만을 본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여러가지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 비추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추천없이 단독으로 에닝요의 특별 귀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특별 귀화 자체가 대한체육회가 추천·비추천을 결정할 뿐인 만큼, 최종 결정권자인 법무부에 직접적으로 신청하겠다는 것.

관련 법안에는 대한체육회장의 추천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권한 자체가 법무부에 있는 만큼 에닝요의 특별 귀화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에닝요의 태생이 한국과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에 특별 귀화를 요청할 자격이 안된다고 주장한다. 대한체육회의 추천 거부 이유인 여러가지 제반 사항에도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태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특별 귀화는 4명의 선수가 이루어졌다. 그 중 1명은 한국계 핏줄이 흐르지 않는다. 바로 쇼트트랙의 공샹찡(16, 원촌중). 문태종과 문태영, 킴벌리 로벌슨(이상 농구)의 경우에는 한국계의 핏줄이 흐르지만 공샹찡은 화교 3세로 한국계 핏줄과는 무관하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공샹찡은 대만계 화교다. 하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어려서부터 기량이 우수해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나갈 자격이 됐지만, 국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자격을 획득했다는 자체만으로 세계에서 통한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국위를 선양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특별 귀화를 추천했다"고 답했다.
에닝요는 공샹찡과 같으면서 다르다. 공샹찡은 한국어에 능통하지만 에닝요는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 에닝요는 축구화에 항상 태극기를 새겨 신은 후에 뛰고 있다. 에닝요는 자신의 모국 브라질과 한국을 같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에닝요는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한국어를 못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특별 귀화를 한 문태종과 문태영 또한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이미 국가적으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마당에 한국계 핏줄이 섞이고 안섞이고는 더 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에닝요는 K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173경기에서 66골 48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통산 최다 프리킥 득점자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에닝요의 실력이 국가대표팀에서 통할 거라는 건 대부분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에닝요가 특별 귀화를 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대한체육회와 법무부가 말하는 국위선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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