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감독의 '고의4구와 1선발'에 대한 예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5.09 18: 03

"그래도 송승준이 1선발인데 (포수가) 일어서서 보내면 자존심 상하지 않겠나".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둔 9일 사직구장. 경기 전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대타 채태인은 사실 고의사구를 지시했던 것"이라고 했다.
전날 0-1로 뒤진 7회말 송승준은 선두타자 최형우에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삼성은 채태인을 대타로 냈다. 송승준은 채태인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정식과 정형식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양 감독은 "채태인은 힘 있는 타자다. (송)승준이는 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초구가 벗어나더라. 아무래도 큰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냥 볼넷을 지시했다"면서 "그런데 승준이는 우리 팀 1선발이다. 포수가 일어서서 고의4구를 지시하면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서 그냥 포수가 앉은 채 볼넷으로 내보내게 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1선발에 대한 예우'를 받은 송승준은 위기에서 이어진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데 이어 8회 첫 타자 김상수까지 삼진으로 잡아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7⅓이닝 6피안타 9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비록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기록했지만 송승준은 1선발다운 역투를 펼쳤다. 양 감독은 "볼 끝이 달라졌다. 올 시즌들어 가장 잘 던졌다"고 앞으로 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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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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