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이 보는 류현진-윤석민 불운의 두 가지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9 18: 28

너무 편안하거나 너무 부담스럽거나.
올해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들이 하나 같이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한화 류현진(25)과 KIA 윤석민(26)이 대표적이다. 변함없이 최고 피칭을 펼치고 있지만 두 투수 모두 1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로 명성을 떨친 선동렬 감독은 두 투수의 불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선동렬 감독은 "현진이나 석민이나 4승쯤 해야 하는데 잘 던지고도 승수가 없다"며 "에이스 투수들이 나오는 날에는 야수들이 너무 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 점수를 적게 주는 투수들이고, 3점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편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선 감독의 현역 시절에 비추어본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선 감독은 "나도 현역 때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했다. 하루는 '안타를 안 치냐, 못 치냐'고 타자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네가 나오면 너무 편하다'고 하더라. 1점만 내면 되니까 초구부터 막 쳤다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선 감독은 "1-0으로 이긴 것보다 0-1로 진 게 더 많다"고 했는데 실제로 선 감독은 현역 시절 1-0 경기에서 8승5패를 기록했다. 승이 많지만 패도 많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강박관념에서 찾았다. 선 감독은 "에이스가 나오는 날 타자들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화 타자들도 "현진이가 나오는 날에는 무조건 이기고 선취점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크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 모든 것도 성장하는 과정으로 봤다. 선 감독은 "남 탓 할 것 없다. '내 운이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야 데미지가 없다. 야수들을 불신하면 다음 경기가 힘들어진다. 실책으로 1-0 패배하더라도 '내가 왜 땅볼을 맞았을까'라는 생각으로 해야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진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현진이 성격을 보면 크게 문제가 없을 듯하다. 석민이는 예전에 야수들을 탓하고 그랬다는데 요즘은 그런게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다"며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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