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원조 괴물' 김진우, 1791일만에 '승리 감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9 21: 45

'원조 괴물 7억팔' KIA 김진우(29)가 5년 만에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돌고 돌아 마운드로 돌아온 그는 최고 151km 강속구를 뿌리며 감격적인 승리를 맛봤다.
역대 프로야구 최고 계약금은 지난 2006년 KIA 한기주의 10억원. 그 다음으로 1997년 LG 임선동, 2002년 KIA 김진우 그리고 2011년 한화 유창식의 7억원이다. 김진우는 프로야구 역사상 손에 꼽힐 만한 특급 유망주였고, 데뷔 첫 해부터 탈삼진왕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뽐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이후 김진우는 하나의 타이틀도 얻지 못했고, '풍운아'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의 마지막 승리는 2007년 6월14일 대구 삼성전. 당시 김진우는 6⅔이닝 3피안타 7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볼넷 6개를 내주며 제구력 난조를 보였다. 그리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팀을 무단이탈했다. 이후 임의탈퇴 조치를 받으며 3년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2010년 4월 일본 독립리그 코리아 해치에 입단하며 야구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그해 9월 임의탈퇴가 해제돼 KIA로 돌아왔다.

무려 17kg를 감량한 김진우는 지난해 10경기에서 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5.19로 가능성을 보였다.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 피칭으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KIA 선발진이 흔들리며 선발 기회를 잡은 김진우는 3경기에서 1패를 안았지만 평균자책점 4.11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4번째 선발등판이 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복귀 이후 최고의 피칭으로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김진우는 1회부터 6회까지 매회 주자를 출루시켰다. 하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건 2회 최진행의 우월 솔로 홈런 뿐. 매이닝 위기 속에서도 실점을 하지 않았다. 최고 149km 강속구에 각도 큰 커브와 빠르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를 끄집어냈다. 2회 2사 1루, 3회 2사 1·3루, 4회 1사 만루, 5회 1사 2루 위기를 모두 삼진으로 넘어갔다. 특히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김태균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건 백미였다.
7회 첫 타자 이여상까지 3루 땅볼로 잡은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6⅓이닝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 승리투수는 2007년 6월14일 이후 1791일(4년10개월24일)만의 일이었고, 총 투구수 112개는 마지막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117개를 던진 후 처음이다. 퀄리티 스타트는 지난 2006년 9월27일 광주 한화전 6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막은 이후 2051일(5년7개월11일) 만이었다.
이날 김진우의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51km. 직구(46개) 외에도 커브(31개)·투심(25개)·슬라이더(10개)를 섞어 던지며 한화 타자들을 제압했다. 직구 뿐만 아니라 커브 135km, 슬라이더 140km가 최고 구속으로 나올 만큼 전성기 못지않은 힘을 발휘했다. 한창 때 '완투형 투수'의 모습을 보이며 KIA 마운드의 새로운 힘으로 떠올랐다. 방황한 7억팔은 역시 마운드에 있을 때 가장 빛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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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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