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니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32)이 제 모습을 되찾았다. 그동안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며 믿음을 주지 못했던 그는 8일 사직 삼성전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7⅓이닝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직구 최고 14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포크볼, 투심 패스트볼, 커브 등 변화구의 위력 또한 일품.
송승준은 9일 경기를 앞두고 "(패전 투수가 된) 아쉬움은 전혀 없다"면서 "원래 계속 그렇게 던져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4차례 등판을 통해 2승 2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5.82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4월에는 잘 안 됐다. 몸을 만들고 잘할때까지 반복 운동만 했다"고 구위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송승준은 "어제(8일) 훈련할때부터 밸런스가 좋아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면서 "공회전을 보면 알 수 있다. 느낌이 왔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의 이 느낌을 계속 이어가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마다 4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금 성적은 아주 좋은 편"이라는 송승준은 "주변 사람들이 '이러다 10승 못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당연히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소화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제가 에이스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송승준은 '에이스'라는 표현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그저 맨 먼저 나왔을 뿐. 송승준은 "18승, 다승왕, 평균자책점보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게 목표"라며 "이 정도 연봉(3억원)을 받으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게 당연한 일이다. 팬들보다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죽든 살든 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투수로서 의무"라고 말했다.
"이제 다 죽었어". 8일 호투를 선보였던 그는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았다. 2008년부터 줄곧 10승 고지를 밟았던 그는 생애 첫 15승을 겨냥하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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