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고 팔로만 치는 듯한 스윙으로 나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선두 팀의 주전 중견수. 그동안 타격 컨디션이 떨어져 있어 의기소침했던 그가 3연전 첫 날 승리 징검다리가 되었고 둘째 날에는 홈런까지 때려내면서 펄펄 날았다. SK 와이번스의 ‘짐승남’ 김강민(30)이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김강민은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서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회 좌월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의 9-5 승리에 보탬이 되었다. 이에 앞서 8일 경기 1-1로 맞선 6회에는 2사 1루서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잘 떨어진 커브를 배트 컨트롤로 공략, 수비진이 빈 곳으로 밀어쳐 1,3루 찬스를 만드는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 타자 조인성이 결승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이는 2-1 신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두산전 두 차례서 김강민은 8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두산을 상대하기 전까지 직전 5경기서 15타수 3안타에 그쳤던 김강민은 8일 배트 컨트롤 안타로 감을 올린 뒤 9일 경기서 3안타 맹타를 보여줬다. 올 시즌 김강민은 21경기 3할9리 3홈런 10타점(9일 현재)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이던 2010년(3할1푼7리 10홈런 72타점 23도루) 못지 않은 맹활약을 향해 다시 힘을 냈다.
경기 후 김강민은 “최근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러다가 힘을 빼고 치라는 말 대로 했는데 그 이야기가 진리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는 동기생 정근우(30)의 조언이 한 몫 했다. 4월 부상 등이 겹치며 주춤했던 정근우도 두산 2연전서 9타수 4안타(4할4푼4리)로 살아나고 있다.
“타격폼에서 안 좋은 모습들이 나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근우가 자기가 안 좋을 때처럼 몸이 뜨는 현상이 나온다고 지적해줬다. 그에 따라 몸에 잔뜩 들어있던 힘을 빼고 팔로만 치는 것 같은 스윙을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짐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김강민. 그러나 그가 슬럼프를 빠져나온 계기는 특유의 운동능력이 아니라 힘을 쫙 뺀 기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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