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노출과 정사신을 담은 영화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영화 중 하나는 이안 감독의 '색 계'다. '색 계'는 2007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수작으로 파격적인 노출 장면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드라마와 아름다운 영상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여주인공 탕웨이는 이 작품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19금 영화 붐으로 달궈진 요즘 극장가는 더욱 '색계'의 향취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여주인공 중심의 드라마란 점에서 '한국의 탕웨이'들의 대결로도 불리기도 한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은교'와 6월 개봉을 앞둔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이 대표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와 함께 극장가 쌍끌이를 주도하고 있는 '은교'의 히로인 김고은은 파격 노출도 잊게 만드는 연기력과 싱그러운 이미지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다.

극중 은교 역 김고은은 이적요(박해일)와 서지우(김무열) 사이에서 미묘한 갈등과 욕망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낸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은교 역을 잡았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될 법 하다. 특히 천진함과 관능미를 오가며 두 남자를 매혹시키고 마침내 치명적인 갈등을 낳는 점은 '색 계'의 탕웨이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김고은이 신인으로서 신선한 매력이 강하다면, '후궁'의 조여정은 성숙미로 어필한다. 조여정은 아름다운 고전미에 권력과 욕망이 뒤섞인 파격 정사신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색 계'의 탕웨이를 연상케한다.
에로틱 궁중 사극을 표방하는 '후궁'은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색계'를 능가하는 매혹적인 작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영화계에 흘렀다. 수위 높은 노출로 여배우 캐스팅이 쉽지 않았지만 '방자전'으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높인 조여정이 다시한 번 과감하게 용기를 냈다.
조여정은 사랑 때문에 후궁이 되고 살기 위해 변해야 했던 여인 화연 역을 맡아 비장, 농염, 순수, 애절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낼 예정이다.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情事), 광기의 정사(政事)를 그린 이 작품에서 조여정은 단순 정사신을 넘어 권력과 인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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