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soul을 만나다] '아이스크림 모델 청년' 양의식, 아시아 '모델왕' 꿈꾸다①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2.05.10 10: 41

한국모델협회 양의식 회장의 방은 흥미롭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90년대의 모 양복 브랜드 포스터. 어깨에 딱 맞는 양복 맵시가 날렵한 청년의 얼굴은 지금의 30~40대라면 꽤 낯이 익을 법하다.
포스터 속의 청년은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40대 후반의 중후한 신사가 되어 방 한가운데 책상에 앉아 있었다. 세월은 지났지만 이른바 '모델 포스'가 여전한 양 회장이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한국모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서경대 모델연기전공 교수가 본업이지만, 모델계에서 가장 큰 행사인 '코리아 미(美) 페스티벌', '아시아 신인모델 선발대회',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을 매년 열고 있는 열성파다. 양 회장은 1984년 '도투락 아이스크림' 모델로 데뷔한 원조 '꽃미남'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에 대해 양 회장은 "털털한 아저씨 스타일"이라며 "멋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일을 하는, 일개미 같은 존재"라고 거침없이 표현했다. 그는 필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아시아 모델로드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을 눈앞에 그리듯 펼쳐놓았다.
▲한류의 다음 주자는 '모델'...붐이 가라앉아도 시스템은 남는다
모델협회의 '아시아 모델로드' 프로젝트는 세 가지 행사로 압축된다.
첫 번째가 아시아 15개국을 연중 순회한 뒤 이를 통해 선발된 각국 신인모델들의 시상식인 '아시아 뉴스타 모델 콘테스트'다. 두 번째는 아시아 최대의 패션-뷰티-건강 관련 비즈니스 행사로 자리매김할 '아시아 뷰티 페스티벌'이고, 세 번째가 가장 화려한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이다.
모델계의 축제인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은 올해 1월까지 총 7회 열렸다.
올해까지 앞의 두 행사는 '아시아 신인모델 선발대회', '코리아 미(美)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다. 살짝 이름을 바꾼 것은 아시아가 모델들을 통해 소통한다는 '아시아 모델로드' 프로젝트에 걸맞게 거듭나기 위해서다.
"저는 '한류'란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류란 이름으로 한국만을 부각시키는 건 진정한 한류가 아니에요. 진정한 한류 행사라면, 한국 스타가 방송에 30초 나올 때 베트남 스타도 똑같이 30초 나와야 해요.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완전히 대등하게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모델'은 연예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런웨이에선 누구보다 화려하지만, 이른바 '한류 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원조 모델인 양 회장의 생각은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주장한다.
"한류가 핵폭탄이라면, 모델 관련 산업은 조용한 소통입니다. 모델은 세련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좋은 체격이 무엇인지를 전파해요. 때문에 우리 모델 문화가 퍼지면 관련 산업이 함께 발달하게 돼요. 드라마와 K-POP의 다음 주자는 모델이에요. 아시아 모델로드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친한파 모델 지도 인력을 많이 만들고,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을 모델뿐 아니라 한류스타들,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이 모이는 패션-뷰티계 소통의 장으로 만들면 이같은 시스템은 한류 붐이 꺼져도 사라지지 않아요."
모델들을 통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한국을 아시아 패션-뷰티산업의 허브로 만든다는 생각은 설득력이 있었다.
이미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은 세계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양 회장의 설명이다.
"한국에선 SBS플러스와 아리랑 TV에서 방영돼요. 공중파에서 굳이 방영하지 않는 이유는, 아까 말했듯이 한국 연예인들에만 초점이 맞춰질까봐 걱정되어서입니다. 아시아에서 참여하는 10개국에선 모두 방송되고, 13억명 정도가 우리 시상식을 시청한다고 해요. 맨주먹으로 시작한 행사치고는 좋은 성과라고 생각해요." 
-2편에 계속
yel@osen.co.kr
한국모델협회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