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soul을 만나다] 모델협 양의식 회장 "다들 나한테 미쳤냐고 한다"②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2.05.10 10: 43

"한참 돈을 벌 나이에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짓이냐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의 비전을 펼쳐놓은 뒤 양의식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미쳤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저는 정말 모델 관련 산업 육성에 미쳐 있어요. 제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쳤다는 말까지 들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모델에 대한 인식도 지금보다 더욱 희미하던 시절부터, 대규모 행사를 위해 여러 기업에 협찬을 비롯해 다양한 요구를 직접 하고 다녀야 했다.

"부탁을 한 뒤 거절당하면 방에서 걸어나오는 것조차 정말 힘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모델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어요."
▲톱스타 아닌 모델도 프라이드가 필요하다
그는 자신을 "가만 있으면 심심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중반에 모델을 그만둔 뒤 사업 경력을 10년 정도 쌓았어요. 그 뒤, 모델을 연예인 되기 위한 관문처럼 생각하는 인식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강동원, 차승원같은 톱스타들은 원래 모델 출신이죠. 그런데 이렇게 연예인이 된 친구들만 빛이 나요. 저는 그렇지 않은 모델들에게도 프라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국내에서만 노력한다고 되지 않아요. 우리 시상식이 아시아 모델 빛 브랜드의 허브이자 아시아 전체의 모델을 육성하는 시스템의 일부가 돼야 해요."
교수로서 모델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최초의 4년제 남녀공학 모델 양성 대학인 서경대 모델연기전공 교수다. 이곳에서는 무엇을 가르칠까.
"모델은 '멀티 퍼포밍 아티스트'입니다. 행위예술가예요. 그저 워킹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모든 산업의 일면을 몸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연기력은 기본이니까, 연예인도 될 수 있지요."
서경대에서 모델연기전공을 하려면 남자 키 1m85 이상, 여자 키 1m75 이상이라는 압도적인 조건이 있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연기, 댄스, 발레, 보컬 능력을 중점적으로 키워 어떤 상황에서든 몸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인재를 목표로 한다.
"이병헌, 권상우, 송승헌, 차승원, 김성수, 오지호, 이태곤, 소지섭...모델 출신인데 최고의 톱스타들이죠. 이들을 롤 모델로 삼아 가르칩니다. 이런 우리 커리큘럼은 모델 육성이 필요한 아시아 곳곳에 수출할 수 있을 만큼 가치가 있어요."
패션계에서 모델의 중요성은 정말 크지만, 아직 양 회장은 만족할 만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100이 만족이라면 지금 한 60~70 정도 된 듯해요. 하지만 저는 모델 산업에 대한 제 선견지명을 믿습니다. 1940년대에 월트 디즈니는 군수산업이 번창하던 시대에 어린이 테마파크를 만들자고 했어요. 모두들 미쳤다고 했지만, 결국 디즈니랜드가 어떻게 됐나요? 그 선견지명이 맞았던 거죠. 누가 미쳤다고 하더라도, 내가 만드는 모든 것이 '모델학 개론'이 된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도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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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모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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