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본부장입니다!”
아카시아처럼 싱그러운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이소연 본부장이 자신을 소개했을 때 순간 어리둥절했다. 잘 어울리긴 하지만 ‘아카시아’라니?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그리스 스킨케어 브랜드 코레스 1호점에는 아카시아 본부장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슈가, 올리브, 요거트 등 맛있어 보이는(?) 닉네임의 다른 직원들도 많이 있었다.

“코레스는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브랜드여서, 화장품에 들어가는 자연 원료명을 사원들의 닉네임으로 쓰고 있습니다. 자연 원료에 좀 더 친숙해지자는 노력의 일환이죠.”
이소연 코레스 본부장은 OSEN Style팀이 브랜드 관계자와 나눈 허심탄회한 얘기를 전하기 위해 만든 [티타임 인터뷰]의 손님이다.
한국에 런칭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조심스러워하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고, 들려드릴 정보도 많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의 친환경 정책, 이렇게 달라요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는 브랜드는 로드숍에서부터 명품까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화장품의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어, 자연주의 화장품 시장의 가능성은 아주 크다.
그리스에서 온 생소한 브랜드 코레스는 이 시점에 한국에 뛰어들었다.
이 본부장은 “코레스 화장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포뮬라 팩츠(Formula facts)’”라고 말했다. 화장품 전성분 표기는 현재 모든 화장품에 의무화되어 있지만, 코레스처럼 성분별로 Yes, No를 표기한 방식은 생소하다. 또 70%대에서 100%까지 다양한 ‘천연성분 함량 표기’ 또한 다른 화장품에선 볼 수가 없는 것이어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포뮬라 팩츠가 눈에 띄는 만큼, 흔히 화장품에 쓰이지만 코레스의 전 제품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 성분들이 정해져 있다.
이 본부장은 “석유에서 유래한 ‘미네랄 오일’과 합성물질 ‘실리콘’, 방부제 ‘파라벤’, 용해제 ‘프로필렌글리콜’, 산도조절제 ‘에탄올아민’처럼 일반적으로 알려진 해로운 성분뿐 아니라, 주름완화제 레티놀처럼 널리 쓰이지만 코레스에서 피부를 궁극적으로 약하게 만든다고 판단하는 성분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희는 다른 곳보다 좀 꼼꼼해요. 애매하게 넘어가고 싶지 않아요. 저희가 ‘유기농’이라고 하는 성분은 실제로 완벽하게 유기농으로 기른 식물 추출물을 말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벌꿀같은 경우 벌이 어디서 꿀을 따 왔는지 완벽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유기농’을 붙이기가 불가능해요. 하지만 다른 제품들에선 ‘유기농 벌꿀 함유’와 같은 표기가 있죠. 이렇게 철저한 면이 다른 자연주의 화장품들과 다르다고 생각해요.”
자연주의뿐 아니라 동물실험 및 동물 부산물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차별점인데, 이 본부장은 코레스가 중국에 진출해 있다는 이유로 동물실험을 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일부에 퍼져 있어 오해를 풀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들은 전부 동물실험을 한다는 잘못된 상식이 있더군요. 본사에 문의했더니 단 한 번도 동물실험은 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고르고 골라도 힘들 만큼 많다!
직접 가 본 코레스 매장은 화이트 톤의 스타일리시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구조 자체는 옛 한약방을 연상시킨다. 벽 전체가 사각형으로 촘촘히 분할되어 있고, 칸마다 다양한 라인의 제품이 차 있다. ‘약국’의 이미지와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여성 기초제품이 많음은 물론이고 남성 제품, 바디 제품, 어린이 제품까지 아주 다양하다. 또 자연주의 화장품치고는 드물게 색조 제품 또한 벽 한켠을 다 차지할 만큼 많다.

이 본부장은 “제품을 아직 전부 수입해 선보이지는 않고 있는데도 이렇게 많아요. 바디젤만 해도 13종류입니다”라며 “제품 개발을 계속하는 만큼 새로 출시되는 화장품도 많은데, 가능성이 없다 싶으면 단종되는 경우 또한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모든 화장품의 시조가 된 단 하나의 제품이 있다는 사실. 그런데 그 제품은 사실 화장품이 아니라 감기 예방에 좋은 ‘시럽’이다.
설립자 조지 코레스의 조부가 1년에 한 번씩 특별한 약재를 ‘라키조’라는 도구에 끓어 시럽을 만들곤 했는데, 이것이 그의 고향에서는 ‘라코카자노’라는 꽤 큰 행사로 유명했다는 것이다.
이 시럽은 지금까지도 전해내려오고 있는데, 아직 한국에서 판매는 하고 있지 않다. 이 본부장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매장에 전시해 두고 있긴 한데, 사원들은 감기 몸살이 왔을 때 직접 먹어보기도 한다”며 웃었다.

“사원들이 직접 먹을 만큼 신뢰하는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라고 강조한 이 본부장은 “지금은 1호점뿐이지만, 연말까지 2호점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며 한국 자연주의 화장품 시장에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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