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메이저 결승행' 박현우, 근성과 열정이 만든 인간 승리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5.10 22: 17

"사실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저와 인연이 없다고도 생각했고요. 뭔가를 보여주고 느끼고 싶었는데 막상 되니깐 정말 얼떨떨하네요".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대주라는 평가 속에서 지난 2009년 시작한 프로게이머 생활 3년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된 감격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프로토스전 최강으로 평가받는 박현우가 드디어 소원을 풀었다. 생애 첫 출전한 코드S 대회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박현우는 10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2 GSL 핫식스 시즌2' 코드S 4강전서 송현덕을 3-0 셧아웃으로 제압하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박현우의 기대 이상의 활약은 이번 대회 GSL 최대의 소득으로 보고 있다. 프로토스전 승률 100%를 기록하며 대프로토스전 최강자로 평가받고 있는 박현우는 4년차 중견 게이머. 그의 이번 GSL 코드S 결승행은 한 편의 드라마로 평가해도 나쁘지 않을 정도. 지난 2009년 엘리트스쿨리그 당시 동아공고 돌풍을 일으키며 위메이드에 지명됐던 그는 장밋빛 인생을 꿈꾸던 프로무대에서는 공식적 출전은 고사하고 비공식전서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1을 접고,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그의 재능을 아깝게 생각한 스타테일 원종욱 총감독의 권유로 스타크래프트2를 시작하면서 어렵게 다시 마우스를 잡았다. GSTL서 필승 카드로 이름을 떨치며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개인리그 무대인 코드A에서 제 실력을 내지 못하면서 예선과 코드A를 전전했다.
하지만 박현우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도전을 계속했다. '승리' 라는 두 글자를 갈망하면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밀어붙였다. 그의 연습량에는 팀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성적이 안 나오면 미친듯이 파고들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드디어 전향 1년 8개월만에 극적으로 코드S 출전에 대한 첫 기회를 잡았다. 첫 코드S 지만 박현우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32강서 만난 GSL 3대 테란 중 하나인 문성원을 넉다운 시킨 그는 여세를 몰아 저그의 신성 이동녕도 제압하면서 16강 무대를 밟았다. 16강서도 김학수 조성주를 연파하면서 단숨에 8강까지 올라갔다. 8강 윤영서와 4강 상대인 송현덕도 신들린듯 포스를 뿜어대는 박현우을 막지는 못하고 그의 제물이 됐다.
10전 전승. 세트기록도 18승 1패 94.7%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내면서 생애 첫 코드S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초 그의 목표는 16강 진출이었지만 결승까지 올라오면서 목표를 수정했다. "우승에 도전하겠다. 연습은 항상 최선을 다해서 했지만 막상 무대에서는 내가 원하던 결과가 나왔던 적이 없었다. 모든 게이머들의 꿈은 결승전 무대를 밟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꿈이 멀어진다고 생각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정)종현이형이 강한 상대라는 건 오늘 (원)이삭이와 경기서 잘 드러났지만 나도 팀원들과 함께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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