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합계 17개의 잔루를 남긴 혈투는 무승부로 끝났다.
10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는 연장 12회 승부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시즌 13승 2무 10패(승률 .565)가 된 롯데는 두산과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선두 SK와는 불과 반 게임 차. 올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삼성은 11승 1무 13패(승률 .458)를 기록하면서 7위로 한 계단 밀렸다.
삼성은 1회 선두타자 김상수가 선두타자 홈런을 터트리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김상수는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롯데 선발 쉐인 유먼의 141km짜리 높은 직구를 벼락같이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기선제압 솔로포를 터트렸다. 김상수의 비거리 110m짜리 시즌 2호 홈런이자 올 시즌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 그리고 통산 194호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롯데는 2회 곧바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1사 이후 박종윤의 좌중간 안타가 나왔고, 황재균이 고든의 커브를 공략, 사직구장 좌측 펜스 그물망을 직접 맞추는 동점 2루타를 터트렸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2루타 판정에 항의하며 비디오판독을 요구했지만 처음 판정이었던 2루타로 그대로 인정됐다.
4회 2사 2,3루서 롯데 중견수 전준우의 그림같은 슬라이딩 캐치에 땅을 쳤던 삼성은 6회 다시 한 발 앞서 나갔다. 박석민은 1사 주자없는 상황서 유먼의 바깥쪽 143km 직구를 잡아당겨 사직구장 가장 깊숙한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시즌 6호 홈런이었다.
무기력하던 롯데 타선은 7회 힘을 냈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볼넷을 얻었고 홍성흔이 최근 12타수 무안타 행진을 마감하는 좌전안타를 터트렸다. 전준우는 과감한 주루로 3루를 밟았고 고든이 박종윤을 파울플라이로 잡자 삼성은 곧바로 권오준을 올려 본격적인 불펜싸움에 들어갔다.
여기서 강민호는 우전 2루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고 1사 2,3루 기회를 이어갔다. 삼성 배터리는 이날 타격감이 좋았던 황재균을 거르고 8번 신본기-9번 문규현과 상대하기로 했다. 결국 신본기와 문규현은 차례로 권오준에 삼진아웃 당하며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2-2로 맞선 채 9회까지 두 팀은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연장으로 진입했다. 삼성은 연장 10회 2사 만루, 11회 1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번번이 기회를 날렸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양 두 팀은 점수를 뽑지 못해 4시간이 넘는 혈투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삼성은 안타 8개와 볼넷 9개를 얻고도 단 2득점에 그쳤다. 2득점 모두 솔로홈런이었다. 삼성이 잔루 13개, 롯데가 잔루 4개를 각각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이 고생했고 중간투수들이 잘 막아줬다"고 말했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뜻대로 안 되는게 야구인 것 같다. 오늘 잔루가 많은 게 아쉽다"고 밝혔다. 롯데는 11일 한화와의 청주 경기 선발로 우완 고원준을, 삼성은 잠실 LG전 선발로 좌완 장원삼을 각각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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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